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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팬 모여라" 가전업계 ‘커뮤니티’ 판 깔아주며 팬덤 확보

LG전자 ‘라이프집’ 상표권 출원
정보 콘텐츠 외에 고객 챌린지도
삼성전자 요리플랫폼 ‘삼성 푸드’
식재료 주문·주방가전 연동 서비스

"찐팬 모여라" 가전업계 ‘커뮤니티’ 판 깔아주며 팬덤 확보
LG전자의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 '라이프집' 갈무리. LG전자 제공
"찐팬 모여라" 가전업계 ‘커뮤니티’ 판 깔아주며 팬덤 확보
삼성전자 요리 플랫폼 '삼성 푸드' 서비스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비절벽에 부딪힌 가전업계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고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LG전자는 최근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의 상표권을 출원하며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요리 플랫폼 '삼성 푸드'를 기반으로 레시피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하며 고객경험 확대에 나섰다.

■"집에서 뭐하세요?" 묻는 LG전자

6일 가전업계와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27일 △Life.Zip △LIFE.ZIP △시간상점 △Time Store 등 4개의 상표를 출원했다. 해당 상표 설명에 따르면 △홈인테리어·아웃도어·레저·취미생활·가전제품리뷰·라이프스타일 관련 커뮤니티 운영을 위한 소프트웨어 △인터넷을 통한 각종 주제별 정보 및 의견 기재를 가능케 하는 전자게시판 서비스업 △제품 선택 및 구매한 물품 관련 소비자 정보제공 및 자문업 등으로 지난해 12월부터 LG전자가 운영 중인 '라이프집' 커뮤니티를 상표권 출원과 함께 본격 활성화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정식 오픈한지 1년이 채 안 된 '라이프집'은 회원수 5만명에 육박하며 활발히 운영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운영 중인 '라이프집'은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인물의 집에서 하는 활동을 조명하는 '매거진', 회원들의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 한정판 제품을 제공하는 포인트 상점 '시간상점' 등의 코너로 구성돼 있다. 정보성 콘텐츠 외에도 회원들이 직접 주도하는 챌린지와 온·오프라인 밋업으로까지 이어지는 활동이 특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고객 커뮤니티를 통해 고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LG전자가 운영 중이란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면서 "제품 판매가 목적인 채널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접점 채널로 고객들의 다양한 경험에서 스마트라이프 솔루션에 대한 인사이트를 구해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먹어요?" 묻는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9월부터 레시피 검색, 음식 사진 공유 등을 할 수 있는 요리 플랫폼 '삼성푸드'를 출범시키며 커뮤니티를 기반 식재료 주문, 주방 가전 연동 등의 서비스도 함께 제공에 나섰다. 지난 2019년 3월 세계 최대 규모의 레시피 공유 앱 '위스크'를 인수한 삼성전자는 이 위스크에 인공지능(AI)을 접목시켜 '삼성 푸드'앱으로 진화시켰다.

고객들은 △쉬운 아침밥 레시피 △10개 미만 재료 레시피 △삼성 큐커 커뮤니티 △핼로윈 디저트 모음 등 다양한 커뮤니티를 선택해 본인만의 레시피를 공유할 수 있다. 해당 커뮤니티에 올라온 레시피를 개인화시켜주는 '레시피 개인화' 기능도 제공된다. '레시피 개인화'는 원래 레시피 맛은 유지하면서 조금 더 건강하게 변형시킨 '라이트 넛지', 영양과 맛의 완벽한 조화를 꾀한 '스마트 밸런스', 재료와 요리법에 변형을 주는 '전체 변형' 기능으로 구성돼 있다. 고객은 월 9900원만 내면 해당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영양 모니터링 등 기능이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연말까지 100만 활성사용자를 확보하겠다는 게 목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제품 판매하는 시대에서 경험을 제공하는 시대로 바뀌면서 가전업계도 소비자가 아닌 '찐팬' 팬덤 확보에 나섰다"고 진단하며 "마치 아이돌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며 팬덤을 관리하듯 미래 고객 확보를 염두에 둔 가전업계의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오랜기간 부진을 겪어온 가전시장이 내년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3·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부터 지속 추진 중인 모델 효율화, 부품 표준 공용화 등을 통해 2024년에는 가전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으며, LG전자 관계자 또한 "내년 글로벌 가전 수요는 완만한 성장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