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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입주 악몽 되살아날까 걱정"… 특례론 연장 목소리 커져 [부동산 아토즈]

내년 중단에 건설업계 연장 건의
지방 부동산시장 견인 역할 담당
한달새 전국 입주율 약 6% 하락
정부는 '가계부채 주범' 예의주시

"미입주 악몽 되살아날까 걱정"… 특례론 연장 목소리 커져 [부동산 아토즈]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불꺼진 집 공포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어요. 특례보금자리론마저 중단되면 미입주 악몽이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중견건설업체 관계자)

7일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주택건설업계가 특례보금자리론(특례론)을 연장해 줄 것을 건의했다. 고금리에 대출 문턱도 높아지면서 저리의 특례론마저 중단될 경우 입주를 못하는 사례가 급증할 수 있어서다. 올 1월 출시된 특례론은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으로 내년 1월이면 전면 중단될 예정이다. 중도금은 적용 안 되지만 잔금대출은 특례론을 이용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이 9억원 이하에서 6억원 이하로 축소되면서 입주에 어려움을 겪는 분양 계약자들이 늘고 있다.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강원도에서 입주를 진행하는 데 절반도 쉽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라며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특례론마저 대상이 축소되면서 지방에서 타격을 받는 분위기이다"고 말했다.

실제 주택산업연구원이 조사하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을 보면 8월 71.5%에서 9월 65.1%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81.1%에서 81.5%로 상승했지만, 5대 광역시는 68.3%에서 63.3%, 기타 지역은 70.3%에서 60.3%로 뚝 떨어졌다.

미입주 사유 중 잔금대출 미확보 응답 비중도 늘고 있다. 주택연 조사에 따르면 이 비중은 2022년 11월 22.0%를 기록한 이후 2023년 2월 14.3%, 8월 9.8% 등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올 9월에 다시 21.3%로 상승했다. 예전 수준으로 회귀한 셈이다.

노희순 주산연 연구위원은 "특례보금자리론 대상 축소,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종료 등 대출상품 규제 등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특례론 대상 축소가 지방 입주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김형범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책관리본부장은 "특례론이 매매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고, 잔금으로 전환되면서 지방 등에서는 입주율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주택시장이 회복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특례론을 내년 3·4분기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건설업계 의견이 수용될 지는 미지수이다. 특례론이 가계부채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특례론이 거래량을 회복시키며 시장의 촉매제 역할을 했지만, 이 과정에서 가계대출이 늘어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의 유효 신청 금액은 10월 말 기준으로 41조7000억원이다. 지난 1월말 출시 이후 당초 목표로 한 39조60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