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기금 바탕 관련 연구 탄력
서울대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
지난 3년간 2300여명 치료 성과
삼성 오너家 "선대회장 뜻 계승", 감염병 정복 등에 1조원 기부
8일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심포지엄'에 참석한 관계자 및 환아, 가족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삼성 오너 일가의 기부금으로 마련된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이 시작된 지 3년여 만에 4000여명의 진단과 2300여명의 치료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환원을 강조한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지를 이은 삼성 오너 일가가 어린이 환자들의 치료비 지원과 연구 후원을 계기로 오랜 난제로 꼽힌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평가다.
■지원 없던 소아암·희귀질환 연구 '숨통'
서울대병원은 8일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희망의 마음을 전달하고 함께 참여하고 있는 전국 의료진 및 기관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은 삼성 오너 일가가 낸 3000억원의 기부금을 기반으로 지난 2021년 5월 발족했다.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소아암과 소아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전국의 어린이 환자들에게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는 치료플랫폼 구축을 진행 중이다. 일회성 치료비 지원이 아닌 문제해결형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공동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사업단은 △소아암 1500억원 △소아희귀질환 600억원 △소아공동연구 900억원 등에 각각 배정했다. 분야별 소아암 48건, 소아희귀질환 19건, 공동연구 109건 총 176건의 과제를 공모·선정했다. 일부 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소아를 진료하는 전국 160개의 의료기관과 1071명의 의료진이 동참하고 있다. 전체 진단건수는 소아암 1089건, 소아희귀질환 1746건, 공동연구 1149건 총 3984건의 진단이 이뤄졌다. 아울러 소아암 14건, 소아희귀질환 627건, 공동연구 1695건 총 2336건의 치료가 진행됐다. 특히 공동 데이터베이스 기반 치료플랫폼을 통해 소아희귀질환 857건, 공동연구 5336건 총 6193건의 코호트가 등록됐다.
그동안 환자 데이터가 분산돼 진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사업단은 전국 권역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모은 데이터를 누구나 진단 및 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표준화된 치료법을 정립해 전국 환자 모두 동일한 의료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도권 의료 쏠림현상이 완화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사업단 참여 의료진인 서울아산병원 오석희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는 "희귀질환 연구는 워낙 지원이 없지만 이건희기금을 통해 5년간 할 연구를 1년에 할 수 있도록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선대회장 유지 받든 오너 일가 사회환원 실천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삼성 오너 일가는 지난 2021년 천문학적 규모의 사회환원에 나섰다.
특히 '인간 존중' 철학에 기반해 평소 의료공헌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던 이 선대회장의 유지에 따라 이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유산 중 1조원을 감염병 확산 방지와 소아암·희귀질환 치료를 위해 기부했다.
이 중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쓰인다.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된다.
최영무 삼성사회공헌업무 총괄사장은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보살피는 일은 우리의 사명이라는 것이 고 이건희 선대회장님의 유지"라며 "앞으로도 소중한 어린 생명을 보호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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