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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주 부진에 부품주도 찬바람

전기차 시장 수요 급감 이어
인건비 상승에 비용 부담 커져
업계 감산 나서며 주가 하락세

자동차주 부진에 부품주도 찬바람
올해 상반기 상승 곡선을 그리던 자동차주가 한풀 꺾이면서 관련 부품주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비용 우려로 인해 향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증권가는 "금리 등 매크로 조건들이 완화될 때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며 "당분간은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HL만도는 20.21% 하락했다. 지난 8월 9일 4만2800원이던 주가가 3만4150원으로 내렸다. 이달 1일에는 장중 3만24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에스엘과 한온시스템도 각각 12.13%, 11.85% 하락했다. 이 밖에 현대위아는 9.50%, 현대모비스는 4.27% 내렸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자동차 부품주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수혜주로 각광받았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가 역시 에스엘(59.91%), 현대위아(35.49%) HL만도(33.75%), 현대모비스(15.96%), 한온시스템(13.10%) 등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상황은 반전됐다.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계획을 취소하거나 축소했다. 미국 포드는 전기차 투자액을 줄였고, 폭스바겐은 관련 인력을 감축하는 한편 오는 2026년 독일 볼프스부르크 신규공장 설립계획을 백지화했다. 현대차·기아 역시 전기차 부품에 대한 감산을 요청했다.

미국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에 따른 인건비 상승도 부정적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고금리로 인해 마진을 크게 남기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용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요 자동차부품 기업들의 해외사업장은 대부분 미국에 있다"며 "특히 북미사업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인건비 상승은 비용에 일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고금리,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조정 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의 경우 경기 소비재로서 고금리에 주가가 약한 측면을 보인다"며 "금리 등 매크로 조건들과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시장 상황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분간은 조정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