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두고 엇갈린 전망
증시 대기자금 MMF 유입 확대
증권사 ‘금리 인하’ 보고서 늘어
美 재정적자 확대에 인하 신중론도
기업 자금줄의 핵심인 채권금리에 대한 전망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설이 힘을 얻는 가운데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채권금리 움직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 불확실성에 국내 채권 시장도 긴장하고 있다. 일단 자본시장 현금 흐름을 살펴보면 채권가격 상승(채권금리 하락)을 기대하는 심리가 반영되고 있다.
우선 채권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채권 대차잔고는 줄기 시작했고, 증시대기 자금으로 여겨지는 머니마켓펀드(MMF)에도 돈이 들어오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 반영하는 자금 흐름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 133조원이었던 채권 대차거래 잔고는 이달 8일 기준 129조원대로 하락했다. 채권 대차거래 잔고가 줄었다는 것은 채권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가 줄었음을 시사한다.
지난달 초 128조원 수준이던 대차잔고는 이달 2일 133조원대까지 늘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시장이 채권가격 하락에 베팅한 결과다. 연준은 이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또 대표적 단기자금 운용수단인 MMF에 돈이 들어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는 이달 7일 기준 198조777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169조5020억원)와 비교해 29조원 넘게 늘었다.
MMF는 만기 1년 이내의 국공채나 기업어음 등 단기 우량채권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으로,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에 MMF로 돈이 유입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채권 애널 보고서 살펴보니…"금리 인하 기대"
국내 증권사 보고서를 보면 대체로 기준금리가 고점을 찍고 내년 하락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제기한 잠재 성장률 상승론은 향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할 경우 비둘기적인 통화 정책의 필요성을 암시한다"며 "이를 고려해 내년에 연준의 두 차례 (금리)인하를 전망한다"고 전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고용과 물가추이, 미국 재정적자에 따른 미 국채 발행 증가로 인한 금융여건 긴축 등을 고려할때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은 종료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금리 고점론에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안심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11월 FOMC 이후 시장금리가 하락했음에도 아직 연준은 이에 대한 평가를 보류하고 있다"면서 "장기물 금리 상승으로 금리를 동결했다는 주장은 금리가 하락했을 경우 금리인상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 적자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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