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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초국경택배 시장 선점"…글로벌 이커머스 '전진기지' CJ대한통운 인천 GDC 가보니

[르포] "초국경택배 시장 선점"…글로벌 이커머스 '전진기지' CJ대한통운 인천 GDC 가보니
인천GDC 내 작업자가 화면에 표시된 주문정보를 확인 후 본인 앞에 놓여 있는 제품을 박스 안에 넣고 있는 모습. 사진=장유하 기자

【인천=장유하 기자】 CJ대한통운이 글로벌 이커머스 '물류 전진기지'인 인천 글로벌물류권역센터(GDC)를 공개했다. GDC는 소비 지역 인접 국가에 미리 제품을 보관한 후 국가별 주문에 맞춰 포장, 발송하는 물류센터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019년 국내 최초로 GDC 사업을 개시하고, 글로벌 건강 라이프 쇼핑몰 '아이허브(iHerb)'를 대상으로 글로벌 물류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8일 방문한 CJ대한통운 인천 GDC 입고장에는 해외에서 배를 타고 들어온 화물이 빼곡히 쌓여 있었다. 이곳에 있는 화물은 포장을 뜯어 낱개로 재고화한 뒤 두 가지 피킹 시스템(선반, 바구니에서 제품을 꺼내는 작업)과 포장, 검수, 분류를 거쳐 일본, 싱가포르 등 인접 해외 국가로 발송된다.

이날 작업장 한편에선 자동 박스제함기들이 쉴 새 없이 박스를 접고 있었다. 여기선 크기가 서로 다른 7종류의 박스들이 제함되는데,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 종류, 수량에 맞춰 가장 적합한 크기의 박스가 투입된다. 측면에는 박스에 담겨야 할 상품 정보를 담은 바코드가 찍혔고, 주문정보가 입혀진 박스들은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하다 담아야 할 물건이 있는 작업자 앞에 멈춰섰다. 작업자는 화면에 표시된 주문정보를 확인한 후 앞에 놓여 있는 제품을 박스 안에 넣기만 했다.

이경진 CJ대한통운 CBE 운영팀장은 "사람이 제품을 직접 찾으러 가는 'PTG' 방식 대신 주문 정보가 담긴 박스를 자동으로 전달하는 방식의 QPS 시스템"이라며 "작업자 앞으로 온 박스에 제품을 담으면 자동 컨베이어를 통해 포장단계로 넘겨 효율성을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르포] "초국경택배 시장 선점"…글로벌 이커머스 '전진기지' CJ대한통운 인천 GDC 가보니
CJ대한통운 인천GDC 내 오토스토어에서 140대의 피킹 로봇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장유하 기자

QPS 시스템은 PTG 방식보다 작업 효율은 훨씬 높지만, 판매율이 낮은 제품일 경우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에 CJ대한통운은 출고처리 능력을 더욱 높이고자 최근 센터 내 약 6264㎡ 규모의 공간을 증축하고 물류 로봇 시스템인 '오토스토어'를 도입했다.

오토스토어란 소비자 주문이 들어오면 실시간으로 로봇이 움직여 물건이 담긴 보관바구니를 꺼내고 출고 스테이션 작업자에게 전달하는 제품이 사람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물류 현장에서 오토스토어를 실제로 운용하는 곳은 국내에서 인천 GDC가 유일하다.

실제 이날 본 140대의 피킹 로봇들은 16단으로 높이 쌓인 보관 공간 위로 분주히 물건을 찾고 있었다. 목표한 바구니를 찾은 로봇은 이를 꺼내고 빠르게 움직여 건너편 작업자에게 갖다줬다. 배터리가 방전된 일부 로봇들은 곳곳에 마련된 충전 스테이션에서 충전을 기다렸다. 모든 작업은 사람 개입 없이 로봇이 스스로 하고 있었다.

오토스토어 덕분에 센터 내 보관 효율성과 출고처리 능력 모두 향상됐다.

이 팀장은 "현재 7만6000개의 보관바구니가 설치돼 약 3만 종류의 제품이 보관되고 있다"며 "고정식 철제 선반에 팔렛트 단위로 보관하는 '랙 방식'과 비교 시 공간을 더욱 촘촘히 활용할 수 있어 보관 효율성이 4배 향상되고 출고처리 능력도 2.8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현재 오토스토어 시스템은 시범 운영 중이다. 오는 12월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QPS 시스템과 함께 오토스토어를 함께 운영함에 따라 당일 최대 출고량은 기존 2만 박스에서 3만 박스로 증가한다는 게 CJ대한통운의 설명이다.

CJ대한통운은 현재 아이허브 외에도 인천 GDC에 새로운 고객사를 유치하고자 다양한 글로벌 업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또 인천 GDC 운영 경험을 토대로 아이허브와 협력해 사우디에서 중동 지역 인근 국가로 발송하는 '사우디GDC'도 구축 중이다. 이를 통해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초국경택배(CBE)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이 팀장은 "압도적인 GDC 운영역량을 바탕으로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초국경택배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며 "운영 프로세스에 최적화된 첨단기술 확대를 통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글로벌 CBE 물류시장의 탑 플레이어로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