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비즈니스센터 개소식
【방콕(태국)=신진아 기자】 지난 7월 출범한 태국 새 정부가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소프트파워전략위원회를 발족하고 K-콘텐츠의 세계화에 성공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을 롤모델로 태국콘텐츠진흥원을 설립하기로 한 가운데 태국비즈니스센터가 문을 열어 주목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10일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이어 동남아시아에서 세번째이자, 전 세계에서 한국콘텐츠의 이용다양성 수치가 가장 높은 태국 방콕에 태국비즈니스센터를 오픈했다. 중국의 텐센트, 한국의 카카오게임즈가 입점해 있는 수쿰빗 BTS 통러역 인근 티원(T-ONE)빌딩 22층에 자리 잡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현래 원장은 이날 오전 태국 현지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태국은 동남아시아 한류의 중심국가로, 한류 콘텐츠를 경험한 이후 한국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응답이 전 세계 평균 60%보다 훨씬 높은 80%에 달할 정도로 한류 열풍이 뜨거운 나라”라며 “특히 지난 9월 윤석열 대통령과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가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태 양국 간 소프트파워 분야 협력을 확대해나가기로 한 시점에 태국비즈니스센터를 오픈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콘진원은 미국(LA), 중국(베이징, 선전), 일본(도쿄), 유럽(파리), UAE(두바이)에 8개의 비즈니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마케터와 함께 기존 태국 마케터를 이번에 비즈니스센터로 전환했으며, 올해 미국 뉴욕, 독일 프랑크푸르트, 영국 런던, 멕시코 멕시코시티, 인도 뉴델리에 신규 비즈니스센터를 개소해 해외 거점을 13개국 15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조현래 원장은 이러한 비즈니스센터 확대 배경으로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과 해외 교류를 위해선 먼저 해당 지역에 대한 법제도나 문화 등에 대한 정보, 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리스크 헷지를 위한 현지화, 경험재인 콘텐츠를 경험할 기회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다"라며 "한국의 콘텐츠기업은 연매출 10억 이하, 10인 이하 중소기업이 대다수라 해외지사를 운영하기 어렵다. 콘진원이 그 역할을 대신해줄 것을 요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경화 한류지원본부장, 이윤진 해외교류협력팀장, 박웅진 태국비즈니스센터장, 주태국한국문화원 조재일 원장, 한태상공회의소 김종민 회장, 한태교류센터 이유현 대표, 문화체육관광부 이완규 주무관 등이 참석했다.
박웅진 태국비즈니스센터장은 “10만 중소 콘텐츠 기업의 해외 지사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겠다”며 “양국 간 공공 및 민간부문 협력 강화를 지원하고, 서로 존중하는 쌍방향 문화교류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태국은 한국과 문화교류에 관심이 많은 나라고, 좋은 성과가 나와서 이번 행사의 의미가 크다”며 “공교롭게도 최근 태국에서 한국에 대한 혐오 해시태그가 온라인상에 달리고 있던 중에 행사가 열리게 됐는데, 이번 행사가 반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태국 신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태국콘텐츠진흥원(THACCA) 설립과 관련해 태국 문화부 및 산하 공공기관과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태국비즈니스센터 간 상호 협력 환담회가 열리고 있다.
■K팝 아이돌에 대한 동경 커....한류 대중화 단계
태국은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중국(72.1점), 인도네시아(80.5점), 베트남(80.5점)에 비해 83.5점으로 가장 높다. 또한 라오스 등 주변국에 대한 문화영향력 또한 높은 나라라는 점에서 이번 태국비즈니스센터 개소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
박웅진 센터장은 “태국은 한류 대중화 단계,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며 "K-콘텐츠 소비가 매우 활발할뿐 아니라 소비 비중도 33.9%로 아세안 국가 중 2위를 차지해 소비 여력이 매우 높다. 한류 콘텐츠 소비 경험이 연관상품 구매에 미치는 영향도 무려 73.2%에 달한다”며 '콘텐츠+알파'가 가능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덕분에 ‘더 글로리’ ‘재벌집 막내아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국내 인기 드라마가 태국 넷플릭스 톱10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K-콘텐츠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K팝의 경우 블랙핑크 리사, 갓세븐 뱀뱀 등과 같이 태국인 멤버가 속해있는 K팝 그룹에 대한 인기가 폭발적이다. 특히 리사는 태국 시골 마을의 서민 출신이라서 현지에서 더 친밀감을 느끼고 동경하는 분위기다. 뿐만 아니라 게임, 웹툰도 인기를 얻고 있다.
박웅진 센터장은 “리사는 태국에서 한국으로 치면 손흥민급"이라며 “YG와 SM 등 대형기획사가 태국회사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K팝 멤버를 발탁하고 있다. K팝 아이돌에 대한 동경과 선망의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태국 신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태국콘텐츠진흥원(THACCA) 설립과 관련해 태국 문화부 및 산하 공공기관과 한국콘텐츠진흥원 태국비즈니스센터 간 상호 협력 환담회가 진행됐다.
한국이 K-콘텐츠산업을 국가의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처럼 태국 정부 역시 콘텐츠산업을 육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현 총리가 국가소프트파워전략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딸인 패통판 친나왓이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이날 환담회에서 태국 문화부 및 산하 공공기관 관계자는 태국에서 일부 로케한 드라마 '킹더랜드'를 언급하며 양국의 문화교류와 협력에 기대감을 표했다.
한편 9일 개막한 '2023 태국 K-박람회(K-EXPO THAILAND 2023)’는 오는 12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다.
9~10일 센타라 방콕 &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B2B 수출상담회에는 국내 콘텐츠 기업 40개사를 비롯해 패션, 뷰티 등 연관산업 기업 155개사와 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싱가포르 등 동남아 권역 360개사의 해외 바이어가 참여했다.
또 11~12일 퀸시리킷 국립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B2C 행사는 △전시체험관 △무대 프로그램 △콘서트 등으로 이뤄진다. 여기에선 K-콘텐츠, 푸드, 뷰티, 패션 등 연관 소비재 전시 체험관도 운영된다.
특히 태국 문화부를 중심으로 여러 기관과 협력해 태국 파빌리온이 조성된다. 박웅진 센터장은 "한국과 태국의 쌍방향 소통의 장이 될수 있도록, K-콘텐츠 홍보 부스뿐 아니라 태국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물리적, 상징적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1일 오후 6~8시에는 프록시(태국), 베리베리(태국), 온앤오프(한국), 걸프 카나웃(태국), 샤이니 키(한국) 등 양국 인기 아티스트 5팀이 선보이는 K팝 공연이 열린다.
4000석 무료 공연에 10배 가까운 사람이 응모하는 등 인기를 모았다.
태국콘텐츠진흥원(THACCA) 설립을 위한 환담회 후 양국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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