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t와 LG 트윈스의 5차전 경기, 6:2로 kt를 꺾고 통합 우승을 확정지은 LG 염경엽 감독이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LG 트윈스가 무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KS) 정상에 올랐다.
LG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승제) 5차전에서 kt 위즈(wiz)를 6-2로 꺾고 승리했다.
LG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KT를 누르고 구단 역사상 세 번째 KS 우승 및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LG는 1차전을 패했지만 2∼5차전을 내리 승리했다.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90년, 1994년에 이어 세 번째다. 1997, 1998, 2002년에 KS에 진출했지만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LG는 올 정규시즌에서 1위를 차지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결국 KS에서 KT와 치열한 명승부를 펼친 끝에 통합 우승의 기쁨도 누렸다.
한편, 20년 넘게 주인을 찾지 못했던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산인 ‘롤렉스 시계’도 주인을 찾았다. 주인공은 LG 트윈스 주장 오지환(33)이다.
오지환은 KS MVP 기자단 투표에서 93표 중 80표(득표율 86%)를 얻어 MVP로 뽑혔다. 2009년 1차 지명을 받고 LG에 입단해 15년째 ‘원 클럽맨’으로 활약 중인 오지환은 29년 만에 LG 우승을 자신의 손으로 이끌고 MVP를 품에 안았다.
재계 안팎에서 LG가의 대 이은 야구 사랑은 유명하다. 특히 구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본무 선대회장은 소문난 야구광이다. 그는 LG 트윈스의 초대 구단주를 맡아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2007년에는 당시 김재박 감독과 1·2군 코칭스태프 전원을 서울 한남동 자택으로 초청해 바비큐 파티를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LG 트윈스가 1994년 우승 이후 가을야구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자 구 선대회장은 1998년 해외 출장 중 당시 80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구입해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지급하라”고 했다.
롤렉스 시계는 이후로 20년 넘게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줄곧 구단 금고에 보관돼 있다가 이제서야 금고 밖으로 나왔고, 오지환의 손목에 채워지게 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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