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근 1960년대 기하학적 추상 작품 '69-E8'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립현대미술관은 16일 과천관에서 개막하는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전에 윤형근의 1960년대 기하학적 추상작 '69-E8'(1969)을 최초로 공개한다.
15일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이 작품은 유족이 재작년 윤형근 작업실을 정리하면서 발견했다. 1969년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 출품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작품이다.
유족은 비엔날레에 출품했던 사진은 있었으나 그간 소재를 알지 못했다고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기하추상 전시를 계기로 이를 발굴해 수집 제안하고 심의를 거쳐 소장품 목록에 올렸다.
밝은 색감의 윤형근의 1960년대 기하학적 추상작 '69-E8'은 1969년 제10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출품한 작품이다. 당대에 이뤄진 급격한 도시화 및 건축과 미술 분야의 밀접한 관계성은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등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윤형근은 김중업이나 김수근 등 당대의 대표적인 건축가들과 교류하며 미술과 건축의 관계성에 주목했다. 박람회의 건축물과 디자인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기하학적인 조형과 옵티컬한 원색의 색조다. 전시장 외벽을 각각 색이 다른 다이아몬드 형태의 띠로 장식했고, 박람회 정문에도 이와 같은 형태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이런 사례들은 당대에 미술가, 건축가, 디자이너가 연대해 활동하는 데 있어 기하학적 추상이 조형적 접점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윤형근은 1970년대 이후 청다색의 어두운 색조에 기반한 표현적인 추상 작품을 주로 제작했다.
윤형근의 1960년대 말 기하학적 추상 작품은 1970년대 이후 그의 대표작이 등장하는 데 중요한 밑바탕이 됐다.
한편 박서보, 하종현 등 한국 추상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기하학적 추상 시기의 작품을 선보이는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전은 1920~70년대까지 한국 대표 추상미술가 47인의 기하학적 추상 작품 150여점, 아카이브 100여점을 출품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한국 기하학적 추상미술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고, 더욱 활발한 연구와 논의를 끌어내어 한국 미술의 줄기를 더 풍성하게 키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5월19일까지.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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