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129' 전경.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들어 전국서 매매 거래된 아파트 최고가는 지난 8월 손바뀜이 이뤄진 용산구 ‘파크르한남’ 전용 268㎡다. 무려 180억원에 팔리면서 국내 아파트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렇다면 올해 전세계약 가운데 최고가 거래는 얼마일까.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보증금 100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된 사례가 나왔다. 보증금 100억은 고급 부촌 아파트 펜트하우스 매매가에 맞먹는 금액이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강남구 청담동 ‘PH129’ 전용 273㎡가 지난 7월 보증금 100억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같은 면적이 지난 4월 145억원에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매매는 145억원, 전세는 100억원으로 단순 전세가 비율이 68%에 이른다.
배우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거주하는 '더펜트하우스 청담(PH129)'은 대표적인 하이엔드 주거시설이다. 1개동 29가구 규모로 슈퍼리치들이 선호하는 단지 가운데 하나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보증금 100억원 거래는 올해 최고 전세거래다. 2위는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44㎡로 올 3월에 80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3위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다. 전용 185㎡가 지난 7월 78억원에 임차인을 찾았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올 들어 11월 16일까지 보증금 50억원 이상 전세 거래는 총 31건이다. 용산 한남, 서초 반포, 성동 성수 등의 고급주택단지가 그 주인공들이다.
고액 월세계약도 잇따르고 있다. 올들어 현재까지 체결된 최고 월세는 4500만원이다. 지난 7월 성동구 성수동의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264㎡가 보증금 20억원에 월 4500만원을 내는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매매대신 고액 전월세를 택하는 이유는 셋집살이가 편하다고 생각하는 고액 자산가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집을 사게 되면 취득세는 물론 보유세 등 억대의 세금을 낸다"며 "또 사업을 하는 경우 월세로 비용 처리를 하는 등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소형 아파트 시장에서는 전세사기로 월세 수요가 몰리면서 100만원이 넘는 고액 월세거래도 늘고 있다.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0월까지 서울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의 전월세 거래량은 총 11만4962건으로 집계됐다. 월세 비중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10월 월세 거래량은 5만7761건, 전세 거래량은 5만7201건으로 월세 비중(50.2%)이 전세 비중을 앞섰다.
눈길을 끄는 것은 1~10월 서울 소형아파트 월세 중 100만원 이상 거래가 1만1805건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서울 소형아파트 월세 거래 5건 중 1건은 고액월세였던 셈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사기로 인해 빌라 수요자들이 소형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 진입하면서 거래량과 월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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