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2차계약 협상 지지부진
수출금융 지원 한도 놓고 이견
폴란드 총선서 野 승리도 변수
KAI 수주잔고 20조4천억 1위
K2전차. 현대로템 제공
K9 자주포.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방산 '빅4'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 LIG넥스원)가 사상 최대 규모인 폴란드 2차 무기 계약 성사시 수주 잔고가 9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폴란드 2차 계약이 수출금융 한도 등의 문제로 협상이 지연돼 연내 30조원 규모의 '수출 잭팟'이 현실화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산 무기 집중 구매에 부정적인 폴란드 야권이 총선에서 승리한 것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KAI-한화에어로, 수주잔고 1위 각축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4분기 말 방산 4사의 수주잔고 총액은 58조788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방산 4사의 수주잔고는 62조16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올해 3·4분기 수주잔고가 20조373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 3·4분기 수주잔액은 20조65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한편 LIG넥스원과 현대로템(방산부문)은 각각 12조641억원, 5조6350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한국은 지난해 폴란드와 124억달러(약 17조원) 규모의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작년 8월 서명한 1차 이행계약에는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이 각각 폴란드에 FA-50 경공격기,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 로켓, K-2 흑표전차 등을 공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 30조 폴란드 2차 계약 '안갯속'
방산업체들은 올해 30조원 규모의 폴란드 2차 무기 수출 계약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연내 타결은 안갯 속이다.
당초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던 2차 계약이 한국의 수출 금융지원 문제를 두고 협상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폴란드 총선에서 야권연합이 승리한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폴란드 내에서 무기 체계 면에서 한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경계하는 여론이 있어 야권연합은 기존 집권당인 법과정의당(PiS)의 한국산 무기 대규모 구매를 비판해왔다.
정부가 수출 금융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연내 2차 계약이 체결된다면 사상 최고치인 지난해 수주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기본계약에 따르면 2차 계약 예상 물량으로는 K-9 자주포는 1차 계약(48문)보다 많은 600문, K-2 전차는 1차 계약(180대)보다 4배 이상 많은 820대로 계획됐다.
업계는 폴란드 수출 외에도 무기체계 수요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차 계약이 언제 성사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러-우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안보환경 변화로 무기체계 수요가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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