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2020년 수준으로 적용
아파트 69%… "국민 부담 등 고려"
文정부 현실화 로드맵 전면 재검토
내년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올해와 같은 69.0%로 동결된다.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2020년 수준으로 적용되는 셈이다. 다만 올해 집값이 오른 서울 등 수도권 단지를 중심으로 보유세(재산세, 종합부동산세)는 소폭 인상될 전망이다. 현실화 계획은 근본적인 차원에서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공시가율 69%로 동결
21일 국토교통부는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계획 재수립방안'을 심의·의결했다. 공시가격은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토지보상 등 67가지 행정제도의 기초자료로 사용되는 중요 지표다.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공동주택 기준 69.0%로 올해와 같다. 기존 계획상 현실화율인 75.6%에 비해선 6.6%p 낮은 수치이다. 단독주택은 53.6%로 기존 63.6%보다 10.0%p, 토지는 65.5%로 기존 77.8%보다 12.3%p 줄어든다.
김오진 국토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실화 계획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는 상황에서 기존 계획을 그대로 적용해 현실화율을 높여 나가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금리인상, 물가상승 등에 따른 국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상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고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과 거시경제 여건의 불안정성이 상존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현실화율을 동결하더라도 지난해 말 대비 올해 집값이 급등한 서울 등 수도권 일부 단지의 공시가격은 올라 주택보유세가 소폭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역별·주택유형별로 편차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은행의 시뮬레이션 결과 현재 기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의 보유세는 올해 451만원에서 내년에 583만원으로 약 32% 늘어날 전망이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 역시 내년 보유세는 283만원으로 올해 252만원보다 약 12%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 최종 공시가격은 올해 말 기준 부동산 시세를 반영해 내년 초 결정될 예정이다. 주택과 토지는 내년 1월, 공동주택은 내년 4월이다.
■내년 하반기 공시가 개편방안 마련
국토부는 내년 1월부터 공시가 현실화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내년 하반기 근본적인 개편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수립한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의 개편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수립한 로드맵 현실화율 목표는 90%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현실화율 제고 계획이 지나치게 빨라 공시가격 상승과 과도한 세부담 증가로 이어진다며 개편이 추진돼 왔다. 당초 현실화율 목표치는 90%에서 80%로 낮추고, 목표달성 연도도 2040년까지로 늦추는 방안 등이 거론돼 왔다.
김 차관은 "공시제도가 공정과 상식에 기반해 운영되기 위해서는 현실화 계획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와 종합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현실화 계획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