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둔 요즘 유통업체들이 분주하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추수감사절이 있는 매년 11월 넷째 주 금요일로 유통업체가 재고소진을 위해 대규모 할인을 하는 행사다. 이 기간 미국에서는 가장 큰 폭의 소비가 일어난다. 블랙프라이데이의 유래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추수감사절이 끝난 다음 일요일에는 필라델피아에서 미식축구 경기가 개최됐다. 이날은 경기 전부터 미국 전역에서 수많은 관중이 모이면서 교통마비와 혼잡현상이 발생했는데 필라델피아 경찰이 이를 '블랙프라이데이'로 부르기 시작한 데서 시작됐다고 한다.
전통적인 미국 소비할인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는 더 이상 미국만의 세일시즌이 아니다. 정보통신과 운송수단 발달로 거리장벽이 없어지면서 이제 국내 소비자도 온라인을 통해 미국 판매제품을 손쉽게 구매하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비자의 해외직구시장 규모는 47억2500만달러로, 그중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해외직구가 약 65%를 차지한다고 한다. 해외직구는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선택의 다양성, 빠른 배송 등이 장점으로 부각되며 국내 소비자의 이용이 점차 확대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해외직구 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통한 식품 구매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해 해외직구를 통한 건강식품 구매는 1530만건으로, 전체 구매품목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국내 판매 목적으로 정식 절차를 거쳐 수입되는 식품에 대해 수입 이전부터 통관과 유통에 이르는 전(全)주기를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이 직접 소비할 목적으로 구매가 일어나고 있는 해외직구 식품은 해외판매자로부터 직접 배송받기 때문에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만든 제품인지 검증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정식 수입식품에 비해 해외직구 식품에 의한 소비자피해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게 사실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해외직구로 구매한 다이어트 보조제나 사슴태반 건강보조제를 복용하고 난 후 부작용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 등의 피해사례가 소비자원에 보고되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외직구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위해성분 포함 여부를 중심으로 해외직구 식품의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 즉 직구로 구입한 식품에 마약류, 의약성분, 부정물질 등 위해성분이 들어 있는지 검사하고 위해성분이 확인된 해외직구 식품(현재 3400개 제품)은 제품명, 제조사, 검출성분 등 상세한 정보를 식품안전나라 '해외직구식품 올(ALL)바로' 누리집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또 누구나 더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해외직구 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부의 노력만으로 연간 2300만건에 달하는 해외직구 식품을 모두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소비자의 꼼꼼한 주의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소비자는 특정한 효능·효과를 강조하는 제품의 구매를 주의하고, 구매 전 '해외직구식품 올(ALL)바로'에서 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체크슈머(Check+Consumer)'라는 말이 있다. 제품 성분, 원재료, 제조 과정, 사용후기 등을 꼼꼼히 확인한다는 의미의 '체크(Check)'와 이를 통해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를 합친 말이다.
정부의 검사 등을 거치지 않고 구입하는 해외직구 식품은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는 만큼 소비자 스스로가 똑똑하고 꼼꼼한 주의를 해야 안전하고 건강한 소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똑똑한 체크슈머라면 해외직구 식품 구매 전 '해외직구식품 올(ALL)바로'를 확인해야 한다. 현명한 소비자의 지혜는 나와 가족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를 보호하는 지름길임을 기억했으면 한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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