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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를 찾아라" JY의 특명... '골든타임 10년' 중책 맡은 전영현 [삼성, 빨라진 '인사 시계']

부회장급 미래사업기획단 신설
신사업 발굴·M&A 등 주도할듯
'JY표 뉴삼성' 윤곽 그려나갈듯
실적악화로 변화보다 내실 강화

"미래 먹거리를 찾아라" JY의 특명... '골든타임 10년' 중책 맡은 전영현 [삼성, 빨라진 '인사 시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영국과 프랑스 방문을 마치고 27일 오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가 27일 단행한 내년도 사장단 인사에 대표이사 직속 조직인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하며 10년 후 미래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한다.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새 사업을 개척하지 않고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초일류 삼성'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사업기획단은 부회장급 조직으로 신사업을 발굴·관리하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에서 핵심 조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사업기획단 출범을 계기로, 회장에 오른 지 1년이 지난 이재용 회장이 본격적으로 '뉴 삼성'의 윤곽을 그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사업 발굴하며 '뉴 삼성' 그린다

27일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소폭인 사장 승진 2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5명 규모의 사장단 인사와 함께 사상 최초 1970년대생 사장을 탄생시키는 등 '안정 속 변화'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날 발표된 미래사업기획단 신설이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전영현 삼성SDI 이사회 의장(부회장)을 선임했다.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삼성SDI 대표 역임 후 이사회 의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왔다.

삼성전자 측은 "전 부회장은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노하우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바탕으로 삼성의 10년 후 패러다임을 전환할 미래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사업기획단의 수장을 전 부회장과 같은 중량감 있는 인사가 맡으면서 업계에서는 신사업 발굴과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맥이 끊긴 삼성전자의 인수합병(M&A) 등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미래사업기획단 규모 등에 대해서는 "조직의 신설과 수장 정도만 정해진 것이지 규모나 세부조직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 과거 삼성전자와 관계사들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미래전략실(미전실)과 명칭이 유사해 '미전실의 부활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삼성전자는 연관설을 일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래전략실과 미래사업기획단은 전혀 다른 조직으로, 미래사업기획단은 이전에 신사업추진팀과 신사업추진단 등에서 했던 미래먹거리 개발을 중점적으로 맡는다"며 "정확한 조직 구성이나 규모는 후속 인사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미래사업기획단이 미전실보다는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 신사업 발굴을 주도한 신사업추진단의 데자뷔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수종사업발굴 태스크포스(TF)가 몸집을 불린 신사업추진단은 당시 삼성의 컨트롤타워였던 미전실의 수장 김순택 부회장이 이끌면서 5대 신수종사업(태양광·LED·자동차용 전지·바이오·의료기기) 추진을 맡은 바 있다.

■"변화보단 내실강화"

이날 인사를 통해 기존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는 유지됐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겸 생활가전사업부장, 경계현 대표이사를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사장 겸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으로 임명했다.

올해 실적이 부진했고, 내년 경제상황도 불확실성이 큰 만큼 변화보다는 내실 강화에 무게를 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 등 삼성전자의 부품계열사 수장들도 직을 유지한다. 다만 DX부문장·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생활가전사업부장을 동시에 맡던 한 부회장은 용석우 부사장이 VD사업부장(사장)으로 진급하며 부담을 일부 덜었다. 경계현 DS부문 사장은 부속기관인 SAIT 원장을 겸임하며 시너지 확대에 나섰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