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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폭 줄여 '안정' 선택한 사장단 [삼성, 빨라진 '인사 시계']

임원 대규모 인사·컨트롤타워 주목
이르면 28일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조기 인사 카드를 꺼내든 삼성전자의 사장단 승진 폭이 지난해보다 대폭 축소된 반면, 임원 인사는 대규모로 단행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임원 인사와 더불어 진행될 조직개편에서 컨트롤타워 부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28일 2024년도 정기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통상 사장단 인사 발표 하루 또는 이틀 뒤 임원 인사를 발표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조기 인사 카드를 꺼내든 만큼 사장단 인사 뒤 임원 인사가 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예년보다 1주일 이상 빨리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통상 매년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하고, 이후 임원급 인사를 통해 조직개편을 해왔다.

인사 시기는 앞당겨졌지만 글로벌 경기불황에 따른 실적악화로 폭은 크게 축소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회장 취임 뒤 첫 인사에서 부사장 7명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는 2018년 이래 최대 규모였다. 특히 삼성 사상 첫 전문경영인 출신 여성 사장인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을 배출하기도 했다.

반면 올해는 사장 승진이 2명에 그쳤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큰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사장단 승진 폭이 작은 만큼 임원 인사는 대규모로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재계 인사는 실적에 따른 신상필벌과 젊은 피 수혈을 위한 세대교체가 트렌드"라며 "삼성 사장단 인사 규모가 지난해보다 대폭 줄어든 만큼 임원 인사 폭을 키워 쇄신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원 인사와 더불어 진행될 조직개편에서는 컨트롤타워 부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래사업기획단이 과거 미래전략실(미전실)과 다르다고 확실히 선을 그은 만큼 이를 뒷받침할 조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미래사업기획단은 삼성전자에 국한되지 않고 전자 관계사의 미래먹거리를 함께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2009년 신사업추진단과 비슷한 역할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사업추진단이 이끈 5대 신수종 사업 중 자동차용 전지와 바이오 사업은 삼성을 지탱하는 사업으로 성장했다"며 "미래사업기획단이 제 역할을 하려면 그룹 관계사 간 중복투자 등을 조율하는 옛 미전실과 같은 컨트롤타워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