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몬스터.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 등판에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와이지를 대표하는 '블랙핑크'의 재계약 이슈에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와이지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93% 하락한 5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하락세다.
지난 27일 큰 기대감을 모은 베이비몬스터가 데뷔곡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미지근한 분위기다. 올해 5월 9만7000원까지 오르며 10만원대를 눈앞에 뒀던 와이지 주가는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5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상승분을 반납한 채 연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주가 회복을 이끌 요인 중 하나로 '베이비몬스터의 데뷔'가 꼽혔지만 블랙핑크의 재계약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블랙핑크 재계약 불발설이 제기되면서 와이지 주가가 약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블랙핑크 멤버 제니, 지수, 리사가 다른 소속사로 옮긴다'는 보도가 나온 9월 21일 와이지 주가는 13.28% 떨어졌고, 이후 6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블랙핑크의 재계약 여부가 주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실적과 관련이 있다. 블랙핑크가 와이지의 실적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블랙핑크의 부재는 와이지의 하락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와이지의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6.71% 하락한 895억원으로 예측된다. 증권사들이 블랙핑크 불확실성을 반영해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한 탓이다.
이익 감소 폭이 크진 않지만 그동안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타격이 적다고 볼 수 없다. 2020년부터 확인했을 때 와이지의 영업이익은 내년에 처음으로 뒷걸음칠 수 있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322.71% 증가했고, 올해 역시 지난해보다 124.92%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블랙핑크의 재계약 우려가 계속되면서 증권사도 와이지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이달 들어 와이지 목표주가를 내린 증권사는 교보·삼성·하나·현대차·한국투자·키움·한화증권 등 7곳이다.
현대차증권 김현용 연구원은 "블랙핑크의 재계약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임을 고려하면 내년 공연 규모와 와이지가 인식하는 수익 배분은 감소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목표가를 6만7000원으로 기존 대비 25.00% 하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 안도영 연구원은 "블랙핑크 재계약과 관련해 내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재계약이 성사된다고 해도 경쟁사 대비 아티스트 라인업의 수가 적고, 블랙핑크라는 하나의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인적 리스크가 부각돼 낮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와이지가 부진을 딛고 상승궤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블랙핑크 불확실성 해소' '베이비몬스터의 대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진단이다. 블랙핑크를 통해 실적은 안정적으로 가져 가고, 베이비몬스터로 IP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와이지 퍼포먼스에서 비중이 큰 블랙핑크의 재계약이 확정되지 않아 베이비몬스터의 데뷔에도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있다"며 "베이비몬스터도 '뉴진스'나 '아이브' 만큼의 성적이 나와야 주가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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