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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복지재단 브릿지온, 장애인과 비장애인 연결하는 '다리'가 되다

밀알복지재단 브릿지온, 장애인과 비장애인 연결하는 '다리'가 되다
'브릿지온 앙상블'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IFC몰 야외광장에서 연주회를 펼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 제공

지난달 27일 정오, 서울 여의도 IFC몰 야외광장. 고운 선율의 음악 소리에 점심을 먹고 산책 중이던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야외 무대에서 검은 정장을 차려 입고 첼로, 바이올린, 비올라, 플루트 등 악기로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브릿지온 앙상블'에 이목이 쏠렸다. '이탈리안 포크 페스티벌', '헨리 맨시니 모음곡' 등 정통 클래식부터 BTS의 '퍼미션 투 댄스', 가수 영탁의 '찐이야'로 이어지는 즐거운 연주에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이 이어졌다.

일부 관객은 박자에 맞춰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며 공연을 즐겼고, 브릿지온의 연주를 스마트폰에 담는 관객도 많았다. 공연 막바지가 되자 1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이날 공연은 밀알복지재단이 한국딜로이트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문화체험형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 일환으로 펼쳐졌다.

연주·전시 통한 장애인 고용 장려 메시지


연주를 펼친 '브릿지온 앙상블'은 멤버 모두 대학에서 악기를 전공한 전문 연주자들이지만 발달장애인이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김길원씨는 시각 장애도 있다.

그러나 장애는 이들의 연주 앞에서 어떤 걸림돌도 되지 못했다. 능력에는 장애가 없음을 보여주면서 장애인 인식 개선과 고용 장려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바이올린을 연주한 브릿지온 앙상블 박세현 단원은 "오늘 야외 공연에 많이 보러 와 주셔서 추운지도 몰랐고 엄청 좋았다"며 "올해도 남아있는 공연이 많아서 바쁠 것 같지만, 바빠서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피아노 연주를 맡은 박지석 단원은 "앞으로도 열심히 연습해서 멋진 공연을 선보일 거에요. 사람들이 앞으로도 호응을 많이 해 주시고 관심있게 봐 주시면 좋겠디"고 했다.

밀알복지재단 브릿지온, 장애인과 비장애인 연결하는 '다리'가 되다
브릿지온 앙상블 / 밀알복지재단 제공

야외광장에서 공연을 함께 관람한 홍종성 한국딜로이트그룹 총괄대표는 "한국딜로이트그룹은 장애를 가진 예술인이 직업인으로서 자립의 발판을 마련해가는 여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오늘 문화 공연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다르지 않을 뿐 아니라 예술을 통해 공감하고 소통하는 소중한 시간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밀알복지재단은 지난 2018년 9월 발달장애인 인식 개선과 일자리 지원을 목표로 장애인 연주자들로 구성된 '브릿지온 앙상블'을, 2020년에는 장애인 미술작가로 구성된 '브릿지온 아르떼'를 창단해 발달장애인들을 고용했다. 고용된 발달장애인들은 평일이면 연습이나 공연·전시 현장에 출근해 연주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며 월급을 받는다.

팀명에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다리(Bridge)'가 되겠다는 당찬 포부가 담겨 있다. 이들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지원으로 법정 의무교육인 '직장 내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원하는 기업을 찾아가 연주회·전시 등 문화체험 형태로 인식 개선 교육을 펼치고 있다. 올해 교육 목표가 60회였는데, 상반기에 이미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브릿지온을 향한 기업들의 관심이 뜨겁다.

'브릿지온 앙상블'은 자신들의 활동을 통한 기업의 장애인식 개선 효과로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게 되는 선순환의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브릿지온 앙상블의 리더인 첼리스트 김어령 단원은 "우리의 연주를 듣고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서 더 열심히 연주하게 된다"며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게 되니 사회인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좋다"고 말했다.

브릿지온 아르떼 작품 호평..기업 의뢰 쇄도


브릿지온 아르떼 작품도 호평이 이어진다. 개성 있는 성인 발달장애인 작가들의 그림을 제대로 평가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그림을 구매하겠다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각종 초청 전시도 쇄도하고 있다. 라이온코리아, ABC마트, 블리블리 등 기업과 함께 브릿지온 아르떼 작가들의 작품이 담긴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으며, 현재도 기업들의 협업 의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또 밀알복지재단 고액 기부자에게 작품을 렌탈해주는 '아트보커시(Artvocacy)' 사업도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밀알복지재단 브릿지온, 장애인과 비장애인 연결하는 '다리'가 되다
브릿지온 아르떼(왼쪽)와 브릿지온 아르떼 최석원 작가 / 밀알복지재단 제공

브릿지온 아르떼는 그림을 통해 장애 인식 개선은 물론, 환경보호, 전쟁종식 등 사회적 메시지도 꾸준히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한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그림을 그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는 장애 인식 개선의 의미를 담은 그림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브릿지온 아르떼 최석원 작가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중랑구청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밀알복지재단, 기업 연계 장애인 고용 추진

한편, 밀알복지재단은 내년부터 브릿지온에 소속된 장애인들과 기업의 연계 고용도 추진한다. 지난 7일 DS투자증권 직원으로 고용된 브릿지온 아르떼 소속 전민재 작가가 첫 번째 연계 고용 케이스다.


밀알복지재단이 추천한 전 작가를 직원으로 고용한 DS투자증권은 전 작가의 창작 활동은 물론, 향후 전시 활동 등도 지원하기로 했다. 밀알복지재단은 앞으로도 장애인들이 예술가로서 기업에 고용되는 사례가 많아지도록 장애인의 성장과 자립을 위해 앞장설 계획이다.

정형석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는 "브릿지온처럼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하는 일로 직업을 갖고 사회에 기여하는 발달장애인들이 더 많이 생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며 "밀알복지재단도 앞으로 발달장애인 예술가들의 활동을 적극 서포트하며 예술로 장애 인식이 개선되는 데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