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ETF 승인 임박 호재
바이낸스 美 철수 반사이익도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주가가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테라·루나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5월 이후 가상자산 관련주들이 폭락했는데 당시 가격을 회복한 것이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코인베이스(COIN)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10% 오른 128.2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5월 4일 130.15달러로 장을 마감한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치다.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비트코인 가격이 2000만원대로 떨어졌던 올해 초 30달러대까지 하락한 바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주가가 회복세를 나타냈고,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7월에는 100달러까지 올랐다.
지난달 27일 70.78달러까지 조정을 겪었던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한 달 만에 81.22% 급등했다. 최근의 급등세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이 가시화된 덕분이다. 지난 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가상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과 소송에서 그레이스케일이 승소했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수정 제출한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서에서 상품식별코드 'IBTC'가 언급됐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한 자산운용사들이 '감시공유계약' 파트너로 코인베이스를 선택하며 주목을 받았다. 감시공유계약은 시장의 조작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자산운용사가 비트코인 현물 거래소와 시장 거래 활동, 고객 신원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계약이다. 현재 ETF를 신청한 19개 기업 가운데 13곳이 코인베이스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여기에 라이벌 바이낸스의 사법 리스크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바이낸스는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인정하고, 43억달러(약 5조5500억원)의 벌금과 함께 미국 시장에서 완전 철수하기로 했다. 바이낸스의 최고경영자(CEO) 창펑 자오(CZ)도 물러났다.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이달 22일부터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바이낸스가 미국에서 철수하면서 미국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코인베이스가 미국 1위 코인거래소 자리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이달 23일 바이낸스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5000개 감소했지만 코인베이스는 1만2000개 늘었다.
크립토퀀트는 "코인베이스의 비트코인 프리미엄은 증가 추세"라며 "코인베이스의 비트코인 가격이 다른 거래소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미국 기관의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인베이스 역시 사법 리스크가 남아 있다.
지난 6월 미국 SEC는 19개 가상자산을 '미등록 증권'으로 간주하고, 미등록 증권의 거래를 지원한 혐의로 코인베이스를 기소한 바 있다.
한편 국민연금도 코인베이스 주식 28만2673주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매수 시기인 3·4분기 말 기준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70.5달러로, 현재 수익률은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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