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발표 이석 금감원 기업공시국장
회계 투명성 높여 기업가치 상승
금감원, XBRL 작성기 무료 배포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안착 전망
파이낸셜뉴스와 한국공인회계사회가 2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공동 주최한 제15회 국제회계포럼에서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XBRL 공시가 확대 적용되면 회계 투명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기업은 신(新)XBRL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투자자는 새로운 투자기회를 선별할 수 있게 된다."
이석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장(사진)은 2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파이낸셜뉴스와 한국공인회계사회가 공동 주최한 제15회 국제회계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국장은 XBRL의 확대로 재무공시가 선진화되는 동시에 △재무정보 이용자의 정보 비대칭 개선 △기업들의 공시자료 정확도 향상 △감독기관의 감독 및 감리업무 효율화 △경제주체의 리스크 관리 역량 제고 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외국인투자자에게 영문 재무제표와 주석을 실시간 공시함으로써 국내외 투자자들의 정보 비대칭을 해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외국인이 한국말을 모르는 상태에서 한국의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뒤져 개별 공시를 찾아내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한국 기업의 공시가 영어로 자동 번역돼 실시간 공시되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한국 기업의 재무상태 관련 공시가 노출되는 셈이다.
감독기관 업무가 효율화되면서 회계감사 전문화가 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외국인 투자자금을 자연스럽게 끌어올 수 있는 데다 회계감사 전문화는 결과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국장은 우리나라가 어느 나라보다 XBRL이 빠르게 안착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당국이 XBRL 작성기를 개발, 무료로 배포하면서 작성의 어려움을 해결한 덕분이다. 많은 나라들이 XBRL을 기업에 적용하고 확대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데 그 배경에는 XBRL 작성에 대한 복잡성과 비용 지불 문제가 있다.
이 국장은 "일반인이 XBRL 기술을 이해하기 매우 어렵다"면서 "대부분의 외국 기업들은 XBRL 작성을 외부 컨설팅에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공인회계사협회에 따르면 XBRL 외부 컨설팅 비용은 연간 약 700만~1300만원이 지출된다. 만약 한국이 XBRL을 밀어붙인다면 XBRL을 다룰 만한 인력이 없는 데다 비용 문제도 논란사항일 수밖에 없다. 이 국장은 "한국도 XBRL 전문 IT인력이 충분치 않고 연구개발도 미진한 상황"이라며 XBRL 작성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개발한 XBRL 작성기는 미국, 유럽 등이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그는 "해외 감독당국, 국제기구 등에 다트(DART) 시스템 선진 사례를 전파하고 교류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전인 2007년부터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재무제표 본문에 한정해 XBRL 의무 제출을 시행해왔다.
올해부터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되는 상장사, 비상장사 재무정보가 XBRL 데이터 기반으로 전면 개편된다.
지난 3·4분기 보고서부터 금융업 상장법인, 사업보고서 제출 비상장법인(IFRS 적용법인으로 한정)을 대상으로 재무제표 본문을 XBRL로 공시토록 했다.
다만 주석의 경우 비금융업 상장법인을 시작으로 2023년도 사업보고서(통상 내년 3월 제출)부터 XBRL 재무공시를 의무화한다. 기업 공시부담을 고려해 직전사업연도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법인부터 우선 시행하고 '5000억원 이상~2조원 미만' 법인은 2024년 사업보고서(2025년 3월 제출)부터, '5000억원 미만' 법인은 2025년 사업보고서(2026년 3월 제출)를 기준으로 의무화할 방침이다.
특별취재팀 김경아 팀장 김병덕 부장 김현정 강구귀 최두선 차장 한영준 김태일 박지연 이주미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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