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용준 한국XBRL본부 기획실장
국내 정착 최우선 과제는 ‘품질’
담당자 바뀌어도 업무 지속되게
감독당국과 제도적 장치 마련을
기업 공시 상시 모니터링도 강조
정용준 한국XBRL본부 기획실장 .사진=서동일 기자
"XBRL이 국내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XBRL 데이터의 품질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정용준 한국XBRL본부 기획실장(사진)은 29일 제15회 국제회계포럼에 참석, 원활한 XBRL 생태계 구축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XBRL 데이터의 품질 문제'를 꼽았다.
정 실장은 "금융감독원의 XBRL 적용 확대 정책에 따라 XBRL 데이터 생산은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XBRL의 본래 취지에 맞게 비교·분석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XBRL 계정과목을 사용해 공시해야 하는데 이는 만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XBRL은 1999년 비영리 국제컨소시엄인 'XBRL International'이 제정한 기업 재무보고용 국제표준 전산언어다. 재무정보 작성·유통·분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자 도입됐다.
우리나라는 그간 비금융업 상장사 재무제표 본문에 대해서만 XBRL 데이터를 개방해왔다. 그러나 주석 정보를 활용한 기업분석이 막히고, 외국인 투자자에게 주석 정보 등이 실시간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XBRL 데이터 제공 범위의 순차적 확대를 추진해왔다.
정 실장은 "미국의 경우 XBRL 의무 적용 후 10년간 XBRL 데이터의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데이터 사용자로부터 데이터 오류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피드백 받고, 오류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디지털품질센터(DQC)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XBRL본부 역시 미국 사례를 참조해 데이터 품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데이터 품질을 높이기 위해 관계당국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데이터 품질을 높이는 일은 오랜 기간 지속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관계당국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감독당국의 경영진이나 담당자가 바뀌어도 지속될 수 있는 제도적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독당국의 감시(모니터링)에 대한 중요성도 지적했다. 정 실장은 "감독당국은 기업이 XBRL 공시를 잘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특히 공시서류 자동심사시스템을 활용해 XBRL 데이터를 심층 분석하고 이상 비정상 항목에 대해 정밀심사를 하는 등 상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계법인의 역할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기업의 공시 지원을 위한 전문가 양성 및 지원 등이 필요하다"며 "특히 공시 품질을 강화하기 위한 경영진의 의식 변화가 절실하다"고 짚었다.
특히 중소형 회계법인들은 자체 역량 강화와 연대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시장에서 중소형 회계법인들은 '빅4' 회계법인과 경쟁하게 되는데 결국 자체 역량 강화와 연대가 핵심"이라며 "데이터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소형 회계법인 품질위원회 운영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김경아 팀장 김병덕 부장 김현정 강구귀 최두선 차장 한영준 김태일 박지연 이주미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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