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에서 한걸음 떨어져 있었던 KIA
이우성, 마무리캠프에서 1루수로서 호평
변우혁, 김도영의 초반 대체자 1순위
1‧3루에서 김종국 감독의 믿음
결국, 양석환이 아니라면 이 두명이 해답이다
인천공항에서 만난 이우성 (사진 = 전상일 기자)
[인천(공항) = 전상일 기자] 사실, FA 시장에서 관망이라는 것은 사실 있을 수 없다. 좋은 선수가 있다면 개장하자마자 연락해서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 FA 시장의 트렌드이다. 거액의 FA를 잡는데는 그 순간 보이는 진정성이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기다려본다는 것은 안잡아도 그만이라는 말과 진배없다.
KIA 타이거즈는 양석환 영입에 한걸음 떨어져 있었다. 물론, 아예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적극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김선빈에게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물론, 셀러리캡의 이유도 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우성이 1루수로 전향했고, 그 결과가 현재까지는 성공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코칭스테프에서도 공개적으로 "대만족"이라는 뉘앙스를 언론에 전하고 있다. 이우성은 올 시즌 무려 400타석에서 0.301을 때려내며 성공적인 한 시즌을 보낸 선수다. 여기에 1루와 3루수 멀티 자원으로 꼽히는 변우혁의 존재 또한 마찬가지다.
[서울=뉴시스]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거포 1루수 양석환
해당 두 명의 공통점은 내년 시즌 멀티 포지션을 소화해야한다는 점이다. 해당 2명이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서 내년 시즌 구상이 달라진다. 물론, 박민과 김규성이라는 핵심 유틸리티 요원들이 있지만 이우성·변우혁과는 궤가 약간 다르다.
박민이나 김규성은 수비쪽에 특화된 선수들이라면, 해당 2명은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들이라는 차이가 있다. 그들은 주로 경기 중반이나 주전 부상 시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이들은 선발급 자원들이다. 이들이 잘해주게 되면 KIA 타이거즈가 시즌 내내 폭발력을 유지하는데에 큰 도움이 된다.
KIA 이우성 마무리캠프 (사진 = KIA 타이거즈)
일단, 이우성은 이번 캠프에서 1루수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았다. 김종국 감독은 “이우성의 1루 수비가 예상보다 훨신 뛰어나다”라며 흡족해했다. 물론, 캠프까지 봐야겠지만, 뛰는 야구를 선호하는 김 감독의 성향상 1루수에 가장 가까운 선수는 이우성일 수밖에 없다. 1루수의 가장 큰 덕목은 타격이기 때문이다.
이우성은 고2때 이후 단 한번도 1루수 미트를 껴본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김종국 KIA 감독은 “사실 큰 기대를 안했다. 많이 어색할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훨씬 괜찮다. 우성이가 운동능력이 좋다”라며 흐뭇해했다. 아직 본 경기에서 1루수를 본적이 없고 이제 막 시작이라서 1루수 적응 여부를 장담하기는 힘들다.
[광주=뉴시스]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4회 말 KIA 이우성이 좌익수 뒤 솔로 홈런을 날리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2회말 2사 2루에서 7번타자 이우성이 적시타를 치고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니 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 그가 1루수에 성공하게 되면 KIA는 외야에서 최원준, 소크라테스, 나성범의 강력한 포진을 이룰 수 있다. 특히 최원준이 중견수·9번타자로 자리만 잡아주면 더할 나위가 없다. 어깨가 강하고 발이 빠른 최원준이 중견수 자리에서 서면서 수비가 강화되는 것은 물론, 최원준·박찬호·김도영의 발야구까지 가능하다. 물론, 최원준도 1루 수비 때문에 많은 고생을 한 만큼 마무리캠프만 가지고 장담은 하기 힘들다.
여기에 외야자원으로서 김석환을 활용해볼 수 있는 여지도 생긴다. 제 3백업에서 한단계 격상할 수 있다. 김석환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를 폭격했다. 무려 320타석을 소화하며 3할2푼 18홈런 73타점을 기록했다. 퓨처스리그 최고 타자로 시상식에 올랐다. 하지만 이우성이라는 거대한 벽이 외야에 있으면 김석환은 사실 나올 가능성 자체가 없다. 최원준과 이창진까지 버티고 있기에 사실상 제4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우성이 1루로 가면 그나마 경쟁해볼 여지가 생긴다.
이우성은 “수비에 대한 불안감은 없다. 다만, 외야에서는 강한 공을 잡을 일이 많이 없는데 이곳에서는 내야수들의 강한 송구를 잡아야하고, 바운드를 잡아야하고, 1루수 강습 땅볼을 잡아야 한다. 더 노력해야할 것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완전한 주전 선수다. 하지만 마무리캠프에 참여했다.그 이유에 대해서 “놀면 뭐하나 싶었다.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연습 하는 것이 좋았다”라며 내년 시즌에 더 잘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변우혁은 내년 시즌 KIA에서 차지하는 몫이 크다. 일단, 현재까지 김도영의 제1 대체자 역할은 변우혁이다. 김종국 감독은 “변우혁은 경험자”라는 말로 일단 변우혁에게 기회가 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인정했다. 여기에 작년 시즌 보여준 장타능력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군필의 젊은 내야수인데다가, 1루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이는 선수다.
변우혁은 올 시즌 거포로서 그 가능성을 선보였다. (사진 =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은 일단 시즌 초반 김도영의 공백에서 제1순위는 변우혁으로 생각 중이다 (사진 = KIA 타이거즈)
따라서 김도영의 부상공백, 그리고 1루 수비의 강화에서 변우혁이 차지하는 비중은 분명히 크다. 황대인이 현 시점에서 내년 스프링캠프 참가가 불투명한만큼 더더욱 변우혁의 중요성이 커진다. 3루수와 1루수를 병행하는 선수로서는 정해원이 있지만, 아직 1군에서는 한 타석도 나와보지 않은 선수라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이우성은 올시즌 무려 400타석에 들어왔던 선수다. 거의 규정타석을 채운 것이나 다름없는데 3할을 기록했다. 상당한 성적이다. 변우혁도 226타석에 들어왔고, 0.225에 7홈런을 기록했다. 다만, 이우성에 비해서는 변화구 대처능력이 아직 많이 약하다. 특히, 우투수에게 유독 약한 모습(0.205)을 보여서 이 부분에 대한 향상이 필요하다.
인천공항에서 마무리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김종국 감독 (사진 = 전상일)
일단 마무리캠프를 마친 김종국 감독은 해당 두 명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새로운 피가 수혈되지 않는 한 해당 2명의 역할은 2023년 매우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변우혁에게는 내년 시즌이 야구인생을 건 진짜 승부다. 올 시즌에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내년에는 확실히 자리를 잡아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결국, 양석환은 두산에 잔류를 선택했다.
그리고 KIA는 이번 FA 시장에서 정중동이다. 수면 위에서는 계속 “김선빈과 최형우에게 집중”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마무리캠프에서 이들이 보여준 기량이 나쁘지 않았다는 의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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