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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흑연 수입 막힌 업계… 3~5개월 재고 확보

中, 12월 1일부터 수출 통제
반도체·배터리·첨단장비 등 활용.. 고순도·고강도·고밀도 제품 포함
산업부 "국내 공급망 영향 제한적"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서울=정지우 특파원 김영권 기자】중국이 '국가 안보와 세계 평화를 지키겠다'며 12월1일부터 전략물자인 흑연에 대한 수출을 정식으로 통제한다. 전체 흑연 수입량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에 미칠 파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리 정부와 관련 업계는 수출 절차 강화에도 국내 공급망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11월 30일 중국 상무부와 외신 등을 종합하면 12월 1일부터 시행되는 조치는 △고순도(99.9% 초과)·고강도(인장강도 30Mpa 초과)·고밀도(1.73g/cm3 초과) 인조흑연 재료와 그 제품 △천연인상흑연 및 그 제품(구상화 흑연, 팽창흑연) 등 일부 흑연 품목을 새로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것이 골자다.

이들 품목은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고 행정부인 국무원 승인을 거쳐 상무부 허가를 받아야만 수출이 가능하다.

업그레이드된 수출통제법은 2006년 시행됐던 기존 '흑연류 관련 품목에 대한 임시수출통제조치 시행결정'보다 절차도 까다롭다. 그동안은 세관이 상무부와 성급 부관부서에서 발급한 '이중용도 품목(군수품·핵 등 국가안전 유지와 관련된 물품·기술·서비스) 및 기술수출입 허가증'에 따라 검사·반출하면 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수출품목에 대한 기술설명서, 최종사용자와 최종용도 증명서, 수입업자·최종사용자 소개서 등을 모두 제출한 뒤 승인과 허가를 받아야 한다.

평균 45일의 기간이 소요되며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돼 국무원에 보고될 경우 지정된 소요 기간은 없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통제 대상에 특수 흑연에 속하는 고순도·고강도·고밀도 흑연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이를 품목은 주로 반도체, 배터리, 원자력, 신에너지, 에너지 저장, 항공·우주. 바이오·의약, 정보통신(IT) 전자, 신소재, 첨단 장비 등에 활용되기 때문에 전략적 신흥 산업에서 대체 불가능한 소재로 취급된다. 올해 1∼9월 기준 한국의 흑연 제품 대중국 수입 의존도는 천연 흑연이 97.7%, 인조 흑연이 94.3%에 달한다.

다만, 정부와 업계는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사례 등을 감안해 흑연 수급에 별다른 차질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날 민관 합동 흑연 공급망 점검회의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 이승렬 산업정책실장은 "앞선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사례로 볼 때 다소 기간은 걸리더라도 흑연 수급에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만일의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고 흑연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의 대응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무역협회도 지난 10월 '중국 흑연 수출 통제의 영향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수출 통제가 본격 시행되는 12월을 전후로 심사 강화에 따른 흑연 수출 물량이 일시적으로 줄 수 있지만, 3개월 안에는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등 배터리 기업들은 중국의 수출 통제를 앞두고 최근 음극재 원료용 흑연이나 흑연 음극재 추가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기업별로 3∼5개월분의 흑연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했다.

jjw@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