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각) 폴란드 토룬 포병사격장에서 우리가 수출한 K9 자주포가 표적을 향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3.2.24/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자주포를 통해 지지부진했던 폴란드와의 2차 방산 계약에 포문을 열면서 국내 방산업체들의 릴레이 계약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당초 K방산업계의 폴란드 추가 수출은 올해 상반기에 마무리 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수출입은행의 금융 지원 한도 초과로 협상이 길어지면서 민간 자금을 통해 우회로를 찾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다만, 근본적 해결책인 수출입은행법 개정 없이는 향후 계약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중은행이 수출금융 충당 나서
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와 맺은 K9 자주포 '2차 실행계약'은 국내 시중은행이 수출금융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체결됐다. 3조4474억원(약 26억달러)달러 규모의 계약이 민간자금 수출금융 지원으로 성사된 것이다.
그동안 국내 방산업체들은 수출입은행의 금융 지원 한도 초과 문제로 2차 계약에 난항을 겪어왔다. 통상적으로 규모가 크고 장기간 지속되는 방산수출 계약 특성상 무기 판매국은 구매국에 저리 대출, 장기 분할상환 등 금융지원을 제공한다. 국내 방산업계는 올해 상반기까지 2차 수출 계약이 마무리 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수은의 자기자본(15조원)을 기준으로 한 수출금융 한도가 소진돼 발목이 잡혔다.
다만,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이 최근 '신디케이트론' 방식을 통해 폴란드에 자금을 최대 8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논의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신디케이트론은 둘 이상의 복수 금융기관이 공통의 조건으로 기업에 자금을 융자하는 대출 방법이다.
근본적 해결책은 '수은법 개정'
방산업체들은 이번 계약 성사에도 추가 계약은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시중은행을 통한 지원은 임시방편에 불과해 수은의 신용공여 한도를 늘리는 법 개정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현재 협상 중인 폴란드와의 2차 계약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은행 수출금융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당초 30조원으로 추정됐던 2차 계약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폴란드와 2차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천무 70문, 현대로템은 K2전차 180대에 관한 우선 납품 계약 체결을 기다리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추가 계약 성사를 위한 정공법은 수은법 개정을 통한 제도 마련"이라며 "수출 금융이 먼저 해결돼야 폴란드와 세부적 협상에서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는 수은의 법정 자본금 한도를 35조원으로 늘리는 법안 개정안과, 정부 간 계약일 때는 신용 공여 한도를 올려주는 법안 등이 계류 중이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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