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인이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소속 연구원 A씨는 격무에 심신이 고단했다. 최근 점심을 먹으러 가던 중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어 발길을 돌렸다. 그곳에는 작은 무대에 가수 정인이 올라 자신의 대표곡들을 열창하고 있었다. A씨는 "연말이 되면서 업무 스트레스가 가중될 무렵 평소 좋아했던 가수의 노래를 코앞에서 들으니 '귀호강'을 했다"면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큰 에너지를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양연구소에는 지난달 '워터밤 여신' 가수 권은비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5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존 연봉·성과급 인상에서 한발 더 나아가 MZ(밀레니얼+Z)세대를 위한 세심한 맞춤형 복지가 이어지면서, 기업들간 MZ세대 마음을 잡기 위한 '복지전(戰)'이 한껏 더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부터 구내식당 조식 메뉴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베이글을 제공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쪽파 베이글’, '감자 치즈 베이글’, ‘소금 베이글’ 등 다양한 베이글로 유명한 이 빵집은 △안국 △도산 △잠실 △제주에 분점이 있으며 잠실점은 롯데백화점 내에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 석 달간 롯데월드몰의 1층 전체 매장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0%가량 증가했는데, 업계에서는 지난 8월 개점한 런던베이글뮤지엄 매장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픈런(개점 전부터 대기)'의 대명사인 이 빵집의 베이글이 삼성전자 구내식당 조식(테이크아웃) 메뉴로 무료로 제공되자 온라인상에서는 "아침으로 런던베이글이 나왔다고?!" "웰스토리 클라스" "와 식사 복지 부럽" "역시 킹전" 등 반응이 나왔다. 지난달에는 유명 수제버거 체인인 쉐이크쉑 버거가 구내식당 메뉴로 나와 화제를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우수 인재 확보가 최우선 경영과제로 떠오른 각 기업들의 MZ세대 겨냥 복지전쟁은 한층 더 기발해지고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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