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리더 14명 세대교체
화학군 총괄대표에 이훈기
롯데물산 장재훈 대표 등
외부인사 영입에도 적극 나서
전무이상 여성 9.8%로 확대
롯데그룹이 롯데지주를 포함한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전문가를 적극 영입하는 한편 젊은 인재를 전진 배치하면서 세대교체를 꾀했다. 그룹 3세 신유열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며 미래성장실장을 맡아 '뉴롯데'를 향한 쇄신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또 여성인재를 적극 발탁하면서 전무 이상 고위임원 중 여성 비중이 지난해 7.4%에서 올해 9.8%로 높아졌다.
■젊은 리더십 전진 배치로 세대교체
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번 임원인사의 핵심은 혁신 지속을 위한 젊은 리더십 전진배치, 핵심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한 핵심인재 재배치, 외부 전문가 영입 확대, 글로벌 역량 및 여성리더십 강화로 압축된다.
전체 임원 규모의 변화는 크지 않으나 지난해 대비 주요 경영진이 대거 교체되며 변화와 혁신을 위한 큰 폭의 세대교체를 단행했다는 평가다. 60대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8명이 퇴진하며, 이를 포함해 계열사 대표이사 14명이 교체됐다. 아울러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가 롯데지주에 신설된 미래성장실의 실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신사업 개발을 책임진다.
롯데그룹의 화학사업을 5년간 진두지휘했던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김교현 부회장이 용퇴하고, 후임으로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 이훈기 사장이 부임한다. 1967년생인 이훈기 사장은 1990년 그룹 기획조정실로 입사해 2010년 롯데케미칼 기획부문장, 2019년 롯데렌탈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2020년부터는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을 맡아 M&A, 미래 신사업 발굴을 총괄했다.
식품군 총괄대표 이영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 식품군의 포트폴리오 개선, 글로벌 사업 확대,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총괄 지휘하며 안정적 흑자 수익구조를 만들어 낸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번 인사를 통해 롯데는 계열사 대표이사의 세대교체를 더욱 가속화한다.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는 우웅조 상무(승진)를 선임함으로써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원직 대표이사, 에프알엘코리아 정현석 대표이사에 이어 40대 대표이사에 세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고수찬 부사장,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고정욱 부사장, 롯데백화점 정준호 부사장 등 총 3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최근 3년 내 사장 승진 중 가장 큰 규모이다. 사장 직급은 전년에 비해 5세 젊어졌다.
■외부전문가 적극 영입
글로벌 사업 확장을 고려해 국내외 사업경험 및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CEO들을 적극 영입한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롯데물산 대표이사에 선임된 장재훈 JLL(존스랑라살) 코리아 대표는 23년 동안 국내외 부동산 업계에 근무하면서 폭넓은 글로벌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e커머스 신임 대표 박익진 부사장은 맥킨지앤컴퍼니, ING생명,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등 글로벌 기업에서 주로 전문성을 쌓았다. 현재 영입 진행 중인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역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물류 전문가이다.
앞서 롯데는 지난 9월 롯데GFR 대표이사 신민욱 전무, 10월 롯데지주 디자인전략센터장 이돈태 사장을 영입하며 올해 총 6명의 대표이사급 임원을 외부 전문가로 채웠다.
여성인재도 추가 발탁했다. 롯데AMC 대표이사로 김소연 HL리츠운용 대표를 신규 등용하면서 기존 롯데GFR 신민욱 전무, 롯데멤버스 김혜주 전무를 포함해 총 3명이 됐다. 이는 2018년 첫 여성CEO를 발탁한 이후 최대 규모다.
여성임원 규모도 확대돼 전무 이상 고위임원 중 여성의 비중은 지난해 7.4%에서 올해 9.8%로 증가한다. 전체 여성임원도 지난해 47명(7%)에서 올해 54명(8%)으로 7명 늘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임원인사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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