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순매수에도 주가 하락세.. 기관 매도공세에 상승 발목잡혀
中 ‘엔비디아 규제’ 불확실성도.. 증권가는 "내년 메모리 추가 상승"
반도체 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잠잠한 분위기다. 외국인들의 대거 매수에도 주가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는 내년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주가 상승세가 기대된다는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1.51%, 4.85% 하락했다.
이들은 지난달 이후 박스권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7만원대를 회복한 이후 7만원 초반에서 움직이고 있고, SK하이닉스 역시 13만원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전일엔 12만원대로 떨어졌다.
외국인이 이 기간 두 종목을 각각 2786억원어치, 150억원어치 사들이며 주가를 받치고 있지만 기관의 매도 공세에 발목을 잡힌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기관은 SK하이닉스 2146억원, 삼성전자 478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엔비디아에 대한 중국 규제 불확실성도 주가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미국정부가 인공지능(AI)용 첨단 반도체 규제를 강화하면서 엔비디아의 중국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SK증권 한동희 연구원은 "최근 2거래일 동안 SK하이닉스 등 기존 반도체 주도주 중심의 주가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며 "엔비디아의 중국 비즈니스에 대한 미국정부의 추가 규제 가능성이 차익 실현의 트리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여전히 반도체 업종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내년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업황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란 진단이 지배적이다.
현대차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디램 제품의 가격 반등 폭을 보면 실제 수요가 증가할 때 나타나는 가격 급등이 재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도 메모리 가격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내년 영업이익이 2021년(12조4103억원) 이후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은 8조5135억원으로 전망된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올해 4·4분기부터 내년 4·4분기까지 실적이 우상향할 것"이라며 "업계 최고 수익성을 시현할 것으로도 예상돼 실적과 주가가 레벨업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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