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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사내 CEO과정 거친 경영인 대거 배출 [SK그룹 정기 임원인사]

전체임원 줄었지만 여성은 53명으로 늘어

7일 단행된 SK그룹의 내년도 임원인사는 준비된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 임원 규모 축소, 여성 임원 확대 등으로 압축됐다.

이날 SK그룹이 발표한 내년도 임원인사를 보면 사내 CEO 육성과정을 거친 전문경영인들이 대거 배출됐다. CEO가 교체된 7개 주력사 가운데 신규 선임된 김양택 SK㈜ 머티리얼즈 사장, 김원기 SK엔무브 사장, 오종훈 SK에너지 사장은 SK그룹 차원의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ELP)을 수료했다. ELP는 SK그룹이 사내 리더 양성을 위해 2017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임원급 직원이 주대상이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나 현직 CEO들이 직접 강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임원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도 특징이다. 내년 신규 임원은 총 82명으로 올해(145명)와 작년(165명)보다 각각 43.4%, 50.3% 감소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1년보다도 23.4% 줄었다. 올해 그룹의 핵심사업인 반도체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SK하이닉스의 승진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뿐 아니라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도 큰 폭의 국제유가 등락 속에 실적부진을 겪는 등 상당수 계열사들이 경영부진에 빠지면서 임원 승진 폭이 좁아졌다. SK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다수 관계사가 조직을 효율화하고 임원 규모를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신규선임 임원의 평균연령은 만 48.5세로 최근 4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3년 신규선임 임원의 평균연령은 49세, 2022년 48.5세, 2021년에는 48.6세였다.

여성 임원은 예년 수준으로 배출돼 전체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내년 신규선임된 여성 임원 수는 총 8명으로 2023년 10명, 2022년 8명, 2021년 7명과 비슷하거나 소폭 늘었다. 이에 따라 내년 총여성 임원 수는 최근 4년 중 가장 많은 53명이다.
2021년 34명이었던 그룹 내 여성 임원 수는 2022년 43명, 2023년 50명이었다. 비율도 늘었다. SK그룹 관계자는 "2023년 기준 여성 임원은 전체의 약 5.1%였다"며 "2024년의 경우 이 비율은 5.6%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