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3 FE. 사진=구자윤 기자
지난 8일 국내 출시한 삼성전자 갤럭시S23 팬에디션(FE)을 일주일 가량 써봤다. FE 모델은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S 시리즈'의 주요 프리미엄 성능을 담아내면서도 사양을 낮춰 가격을 내린 기종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플래그십(최고급폰) 선호도가 높은 만큼 삼성전자도 갤럭시S23 FE의 국내 출시를 고민했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저가폰 출시 압박으로 일단 국내 시장에도 선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갤럭시S23 FE(왼쪽)와 갤럭시S23+. 사진=구자윤 기자
■ 갤S23+와 크기 비슷한데 베젤이.. 화질 좋아
먼저 디자인은 기존 갤럭시S23 시리즈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그라파이트 색상은 세련되고 깔끔한 이미지를 주면서 유행을 타지 않는 색이다. 기기 크기는 갤럭시S23+와 거의 비슷한데, 전면 베젤 차이로 인해 갤럭시S23+는 6.6인치, 갤럭시S23 FE는 6.4인치 화면을 탑재했다. 갤럭시S23 FE 베젤만 보면 S 시리즈보다는 A 시리즈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풀HD+ 화질에 다이나믹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2X(최대 주사율 120Hz), 최대 밝기 1450니트를 지원해 화면 성능 자체는 괜찮다.
갤럭시S23 FE. 사진=구자윤 기자
■ 엑시노스 달라지긴 했네
갤럭시S23 FE는 갤럭시S22 시리즈에 장착했던 삼성 엑시노스2200 프로세서를 새롭게 다듬어 도입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갤럭시S22에 도입된 엑시노스2200은 발열, 성능 저하 등 논란에 휩싸이면서 급기야 삼성전자는 갤럭시S23에서 엑시노스를 완전 배제했다. 그런 엑시노스2200의 개선판이 갤럭시S23 FE에 들어갔다. 확실히 갤럭시S23 FE를 쓰면서는 갤럭시S22+에서 경험했던 배터리 광탈 등의 현상은 없었다.
엑시노스2200이 달라졌다는 것은 벤치마크(성능실험)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갤럭시S23 FE는 긱벤치6에서 싱글코어 1612점, 멀티코어 3917점을 기록했다. 이는 스냅드래곤8+ 1세대를 넣은 갤럭시Z폴드4와 비슷한 수준이다. 3D마크 와일드 라이프 익스트림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는 안정성이 67.4%로 이전보다는 나아졌다. 이 정도면 엑시노스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떨칠 수는 없지만 엑시노스2400을 달고 나오는 갤럭시S24를 조금은 기대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갤럭시S23 FE(위)와 갤럭시S22+로 각각 찍은 사진. 사진=구자윤 기자
■ 야간 저조도 촬영 기대 이상
카메라도 기대 이상이었다. 요즘 주간 카메라는 웬만한 보급형 스마트폰도 어느 정도의 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에 카메라 성능이 확 차이나는 부분은 줌 기능과 야간 촬영시 결과물이다.
5000만 화소 메인+800만 화소 망원+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는 3배 광학 줌, 나이토그래피 기능과 함께 야간 상황에서 생각보다 괜찮은 결과물을 냈다. 갤럭시S22+보다 훨씬 더 실제에 가까운 색 구현을 했으며 줌 촬영 시에도 피사체를 더 잘 포착해냈다. 다만 줌 촬영시 다소 빛 번짐이 있었다.
갤럭시S23 FE로 고사양 게임 '원신'을 플레이하는 모습. 사진=구자윤 기자
■ 고사양 게임 '원신' 잘 돌아가네
대표적인 고사양 게임으로 꼽히는 ‘원신’을 갤럭시S23 FE에서 돌리자 버벅이지 않고 잘 돌아갔다. 발열이 어느 정도 잘 제어되는 모습이어서 삼성전자가 왜 이 제품으로 1020 세대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인지 이해하게 됐다. 게임도 잘 되는 가성비 제품임을 내세우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성능은 밝기 50%를 기준으로 화면 켜짐 시간이 6시간 30분 이상 지속됐다. 또 25W 고속충전시 0%에서 100%까지 완충하는 데 75분이 걸렸다.
갤럭시S23 FE 후면. 사진=구자윤 기자
■ 가격 아쉽지만 엑시노스 가능성 보여줘
갤럭시S23 FE의 출고가는 84만7000원이다. 갤럭시S23 256GB 모델 가격이 115만5000원인 것과 당장 다음달에 갤럭시S24가 공개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가격은 다소 아쉬운 감이 있다.
갤럭시S24 가격이 전작과 동일한 경우 소비자들 다수가 30만원 정도를 더 내고 갤럭시S24를 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갤럭시S23 FE는 엑시노스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는 제품이다. 또 출시 직후 바로 고액의 공시지원금을 제공하는 통신사도 있어 실제 기기값은 더 저렴한 편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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