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수호, 2학년 외야수 중 타격에서 가장 높은 평가 받는 거포 자원
서영준, 광주권 1학년 1학기때부터 주말리그 타격왕 … 문동주 후배
이원준, 부산권 좌투우타 파워히터 … 고교 올스타에도 선발
이선우, 큰 신장‧빠른발‧파워 두루 갖춘 툴가이 좌타
"이선우 내야수지만 프로서 외야 가면 잘하지 않을까"
서울, 대구, 부산, 전북까지 다양한 지역에 좋은 외야수 분포
대구상원고 3학년 함수호는 올 시즌 2학년 외야 중 가장 돋보이는 선수다 (사진 =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2024년(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할 것은 바로 ‘야수’ 자원이다.
그리고 좋은 내야수가 정말 많다는 것은 지난 기사에서도 언급한 바 있다. 서울권 뿐만 아니다. 지방에도 이미 두각을 나타낸 좋은 내야수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부산고의 박찬엽이나 마산용마고의 차승준, 대구고의 양현종 같은 선수들이 그런 사례다.
그런데 내야수가 끝이 아니다. 외야에도 이미 좋은 2학년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내년에 두각을 나타낼 모든 선수를 조망하기는 불가능하다. 고교 야구는 학년제이기 때문에 좋은 기량에도 저학년때부터 출장을 하지 못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외야수 상위지명 후보로 꼽아볼만한 선수는 대략 살펴볼 수 있다. 일단, 2학년때 많은 경기를 뛰었다는 것 자체가 기량이 출중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파워가 돋보이는 좌타 코너외야수이기때문에 연고팀 삼성에 썩 잘어울리는 선수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사진 = 전상일 기자)
일단 가장 먼저 함수호(대구상원고 3학년)다. 함수호는 현재까지 타격에서 가장 좋은 타자로 평가받고 있다. 2학년 시즌만을 봤을때는 외야 최대어 선수다.
올 시즌 전국대회 3번의 4강을 이끌었다. 무려 128타석에 나가서 5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한 시즌 내내 주전 4번타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이번 청소년대표팀에서도 2학년으로 추천되기도 했었던 선수다. 고교 수준에서는 컨택 능력과 장타력을 모두 갖춘 선수로 평가할 수 있다. 강백호를 연상시키는 호쾌한 타격이 돋보이는 좌타 거포다. 예상밖으로 타격 스킬도 좋다. 수비는 코너외야로서 타격으로 승부를 봐야하는 선수라는 평가가 많다.
좌타는 통상적으로 우타에 비해 프로에서 적응이 빠르다는 것이 어느정도 증명이 되어있다. 상대적으로 한국야구 자체가 좌완이 부족하다는 부분이 작용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좌타 거포 함수호의 가치는 꽤나 높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연고팀 삼성은 상대적으로 거포 유망주가 필요한 팀이기 때문에 더욱 함수호를 주목해볼만하다.
부산고 3학년 이원준은 파워가 돋보이는 우타자다. 좌투우타라는 특이점도 있다 (사진 = 전상일 기자)
함수호와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이원준(부산고 3학년)이다. 올해 2학년이면서도 고교야구 올스타 vs 대학야구 올스타 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그만큼 프로 스카우터들에게 자질을 인정받은 선수다.(해당 대회는 프로 스카우트 관계자들이 선수를 선발했다) 이원준 또한 함수호처럼 거포형 선수다. 올 시즌 0.326에 5개의 홈런을 때려낸 바 있다. 무엇보다 이원준은 독특하게도 '좌투우타' 선수다. 중학교 시절에는 부산권에서 매우 잘나가는 투수였다.
좌완 투수로서 촉망받았으나 부상으로 투수의 꿈을 접었고, 고교에 와서 타자로 전향한 선수다. 투수 출신인만큼 어깨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파워가 돋보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다소 거친 원석형의 선수라는 평가다. 발은 그렇게 빠른 편은 아니라서 함수호와 마찬가지로 코너 외야에서 타격으로 승부를 봐야한다. 내년 시즌 타격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전주고 서영준은 투수와 타자를 겸업한다. 투수로서도 140km 초중반까지 스피드가 나온다. 전주고에서는 마무리로 등장할 예정이다. (사진 = 전상일 기자)
또 다른 스타일로 주목받는 선수도 있다. 바로 서영준(전주고 3학년)이다. 문동주의 화정초 후배로서 광주에서는 유명한 선수다. 고교 1학년 1학기 주말리그에서 역대 최초로 타격상을 받으며, 광주 최고의 재능으로 평가받았다.
중학시절 광주진흥중을 전국중학야구선수권 준우승으로 이끌며 광주일고 및 광주동성고에서 치열한 영입 전쟁이 펼쳐졌지만, 화정초 은사인 오철희 감독을 따라 광주진흥고에 갔다가, 오철희 감독이 광주진흥고에서 물러나자 전주고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열었다.
전주고 서영준은 거포 유형의 타자다. 발도 예상보다 느리지 않은데다 어깨도 강해 많은 구단의 주목을 받을 예정이다. (사진 = 전상일 기자)
이 선수는 투수와 타자를 겸업한다. 투수로서는 140km 초중반의 스피드를 낼 수 있다. 투구폼이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강견이고 발도 빠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느린 편도 아니다. 파워는 상당한 수준이다. 올 시즌 기록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우타자로서 강한 어깨와 예상밖으로 빠른 발을 보유한데다 성실한 선수라서 프로 스카우트 관계자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프로에서 중견수를 볼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모 구단 관계자는 “일단 우리 구단은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보고 있다. 그런데 타자 쪽에 더 나아보인다. 중견수가 될지 여부는 아직 좀 더 지켜봐야한다. 하지만 파워가 좋고, 기본적으로 타격 자질이 있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참고로 서영준은 MLB의 신분조회 및 등록도 되어있다. 올해 초 대구리그에서는 5경기 4홈런을 때려냈고, 명문고열전에서는 북일고를 상대로도 밀어서 홈런을 때려냈다. 명문고열전 당시 발가락 부상이 올시즌 부진한데 한몫 했다는 평가도 있다.
2학년 당시의 이선우 (사진 = 전상일 기자)
다크호스도 한명 있다. 고3 시즌에는 내야수로 분류될 것이다. 외야로는 나서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 스카우트들은 프로에서 외야로 전향하면 잘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이선우(충암고 3학년)다. 1학년때 특급 성적을 기록했지만, 2학년때 많이 부진했다.
그래서 관심을 덜 받고 있지만, 주목해 볼만한 선수다. 이선우는 내년 충암고의 2루수나 유격수 자리에서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내야보다는 외야가 더 잘맞는 핏이라는 의견이 있다. 이유는 2가지다.
일단, 신장이다. 키가 많이 커서 고교에서는 몰라도 프로에서는 내야를 보기에 적합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프로는 대부분 천연잔디를 쓰고, 빠른 타구에 대한 순발력과 간결한 송구가 중요하다. 그런데 동양인 기준으로는 키가 너무 크면 한계가 있다. 이선우는 키가 얼핏 보기에도 186~7cm 정도로 컸다. 또한, 벌크업을 하며 파워를 강화했다. 딱 봐도 수비형보다는 공격형에 가깝다.
충암고 3학년 이선우 (사진 = 전상일 기자)
또 하나 이선우는 어깨 강도는 충분한데 아직까지 송구 정확성이 많이 아쉽다. 송구에 부담을 가지면 프로에서 내야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외야로 가면 송구의 정확성보다는 강도가 중요하다. 이선우는 중학 시절 투수 출신이다. 따라서 강견의 어깨를 보유하고 있고, 발도 빠른 편이다.
거기에다가 좌타다. 1학년때 3학년 형들을 상대로 무려 공식경기 5개(정식 대회는 3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김서현(한화 이글스)의 155km도 받아쳐서 안타로 만들어냈다. 위 3명에 비해서 발은 가장 빠르고 주루플레이 센스도 상급이다. 따라서 김민석이나 윤동희처럼 프로에서 외야로 가게 되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선수다.
중학교 시절 정현우(덕수고 3학년)와 함께 전국중학야구선수권(당시는 코로나로 많은 대회가 열리지 않았다. 따라서 전국체전을 겸한 가장 큰 대회가 해당 대회였다) MVP를 차지한 전국 엘리트였다.
(도쿄(일본)=뉴스1) 대표팀 내야수로 자리잡은 윤동희도 고교에서는 3년 내내 유격수를 봤던 선수였다.
충암고 3학년 이선우. 현재는 상당히 벌크업을 했고, 신장도 많이 컸다. (사진 = 전상일 기자)
야수는 투수에 비해서 3학년 성적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2학년때까지 아주 잘하다가도 3학년때 못하면 순번이 급락하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야수는 타격을 해야하고, 보여줘야 그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 시즌 고3의 부담감을 이겨내고 더 잘 할 수 있는 선수가 스카우트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최대어로 평가받았으나 지명순번이 하락하는 경우는 매 시즌 많이 나온다.
일단, 2023년 가장 빛났던 2학년 외야의 별은 함수호였다. 그렇다면 청룡의 해에 별이 되는 선수는 과연 누구일까.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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