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투자증권 내년 매출 3610억 전망
작년 3279억 뛰어넘어 사상 최대 예상
기록적인 실적 배경에 TC본더 있어
TC본더 비중 8%→내년 40% 예상
"반도체 경기 회복에 실적 큰 폭 개선"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이 TC본더 옆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미반도체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미반도체가 기존 주력 반도체 장비인 '비전플레이스먼트', '마이크로쏘'에 이어 'TC본더'가 실적의 한축을 차지하면서 내년 이후 가파른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11일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내년에 매출액 3610억원, 영업이익 1070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예상 매출액을 달성할 경우 지난해 3276억원을 넘어서는 기록적인 실적이 될 전망이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119억원에 이어 2년 만에 1000억원 이상을 회복한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1980년 설립한 이후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일구며 우리나라 반도체 장비 기술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미반도체는 현재 국내외 320개 이상 반도체 관련 업체들과 거래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후공정에서 원판(웨이퍼)을 절단·검사하는 기능을 하는 '비전플레이스먼트' 장비는 지난 2004년 이후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비전플레이스먼트는 지난해 한미반도체 실적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미반도체는 비전플레이스먼트를 잇는 주력 장비 제품군으로 반도체 원판을 정밀하게 가공하는 마이크로쏘를 낙점한 뒤 투자를 본격화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인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 본사 내 마이크로쏘 전용 공장을 준공했다. 마이크로쏘 공장은 현재 6581㎡ 부지에 지상 3층 규모로 운영 중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한미반도체 실적을 주목해야 할 이유로 비전플레이스먼트, 마이크로쏘가 아닌 TC본더를 꼽는다. 그동안 TC본더는 한미반도체 장비 중 비주력 제품군에 속했다. 하지만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고 여기에 TC본더가 필수로 쓰이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HBM은 D램 메모리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 올려 성능을 높인 제품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와 함께 다양한 기기에 적용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TC본더는 D램 메모리반도체를 쌓아올리는 과정에서 열로 압착, 정밀하게 쌓는 동시에 데이터 통로를 확보하는 기능을 한다.
실제로 한미반도체는 최근 TC본더 공급계약을 활발히 이어가는 중이다. SK하이닉스로부터 두 차례 걸쳐 총 1012억원 규모로 TC본더를 수주하기도 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매출액 가운데 8%에 불과했던 TC본더 비중이 내년에는 40%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반도체는 늘어나는 TC본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9월 TC본더 전용 공장인 '본더팩토리'를 구축하기도 했다. 본더팩토리는 인천 본사 부지 내 6만6000㎡ 규모 5개 공장 중 3공장을 활용했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올해 하반기 저점을 확인한 뒤 내년 이후 회복할 전망"이라며 "늘어날 TC본더 수요에 대비해 생산 능력을 확충하는 한편, 비전플레이스먼트와 마이크로쏘 판매량 증가에도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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