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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부품 '절대강자' ASML… 총수들 직접 협력논의 나선다 [이재용·최태원, 네덜란드 순방 동행]

파운드리 초미세공정 필수.. '노광장비' 90% 점유한 ASML 반도체업계선 '슈퍼乙'로 불려
삼성과 긴밀한 관계 유지해와 SK와 협력안 나올지도 관심

반도체부품 '절대강자' ASML… 총수들 직접 협력논의 나선다 [이재용·최태원, 네덜란드 순방 동행]
네덜란드 향하는 尹대통령 네덜란드를 국빈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 탑승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반도체부품 '절대강자' ASML… 총수들 직접 협력논의 나선다 [이재용·최태원, 네덜란드 순방 동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방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동행하며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동맹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윤 대통령과 두 총수가 네덜란드 반도체 부품기업 ASML을 방문할 예정이라 협력 강화 성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ASML은 초미세 반도체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독점생산 기업으로 반도체 업계에선 '슈퍼 을(乙)'로 불린다.

■노광장비 독점생산…'슈퍼 을' ASML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최 회장은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12~13일 네덜란드 헤이그 순방길에 동행한다. 이 회장과 최 회장은 윤 대통령과 ASML을 찾아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 및 경영진을 만나고 클린룸을 참관할 예정이다. 클린룸 참관에는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베닝크 ASML 회장이 동행할 예정이다.

네덜란드는 미국, 일본, 대만 등 전 세계 반도체 경쟁 주요국은 아니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는 'ASML 보유국'으로 꼽힌다. ASML은 노광장비인 EUV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삼성전자나 TSMC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는 ASML의 EUV 없이는 미세공정제품 생산이 불가능하다.

현재 전 세계 노광장비 시장은 일본 카메라 제조업체 니콘과 캐논, 네덜란드의 ASML 등 3개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ASML의 점유율이 90%를 넘는다. 반도체 업계에서 ASML이 '슈퍼 을'로 불리는 이유다.

반도체 제작 단계 중 웨이퍼 표면에 빛을 쏴 설계회로를 새기는 공정이 '노광'이다. 이 회로가 미세할수록 웨이퍼(반도체 원판)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칩 수가 증가한다.

한정된 웨이퍼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회로를 새기는 것은 반도체 성능과 직결된다. 차세대 기술을 도입할수록 패키징을 비롯한 후공정 및 복잡한 미세공정이 까다로워지면서 최첨단 노광장비의 중요성이 커진다.

ASML은 1년에 30~40대의 한정된 EUV 장비를 독점생산하고 있다. EUV 한대 가격은 3000억원을 넘는다. 최신모델 하이NA EUV 노광기는 대당 5000억원이 넘는다.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인 만큼 반도체 업체들은 ASML 장비 확보가 생산 능력과 제품 수율에 직결된다.

■반도체 총수들, 협력 강화 논의

이 회장은 ASML 고위 경영진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 회장은 2020년 10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유럽 출장에서도 ASML 본사를 찾았다. 지난해 11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공식 방한 때도 베닝크 CEO와 차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베닝크 CEO와 미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 반도체 시장 전망은 물론 중장기 사업방향 등 폭넓은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최근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K하이닉스를 방문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사업 현황을 보고받았다. 이어 네덜란드로 이동해 ASML 본사를 방문할 예정이라 SK하이닉스와의 협력방안도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ASML 역시 한국 시장을 핵심 거점으로 보고 원활한 장비공급을 위해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경기 화성에 부품수리센터를 건설 중이다. ASML의 2022년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ASML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대만(38%) △한국(29%) △중국(14%) △미국(9%) △일본(5%)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덜란드의 한국수출에 ASML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할 만큼 양국과 기업 간 협력은 필수적"이라며 "이번 출장 성과에 따라 삼성 파운드리 사업 향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