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 시청 광장의 야경 모습. /사진=이환주 기자
호치민에서 1일 투어로 간 메콩강 삼각지에서 나무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환주 기자
호치민 근교의 한적한 도시인 무이네의 화이트샌듄. 베트남에 있는 작은 사막과 같은 지형이다. /사진=이환주 기자
호치민 근교 해안 도시인 붕따우에 있는 거대 예수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거대 예수상의 조금 더 작은 버전 느낌이다. /사진=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말, 단돈 10만원에 왕복으로 서울, 호치민을 오가는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편도 기준 단순 항공 운임이 각각 5만원으로,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 사용료를 포함하니 총 22만5000원 정도가 나왔다. 싼 항공권을 찾는 비결은 별다른 게 없다. 가장 저렴한 비행기 표를 찾고, 그 항공권 일정에 내 휴가 일정을 맞추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먼저 항공권 가격 비교 사이트(스카이스캐너, 구글 항공권)에서 일정과 도시를 입력하고 저렴한 항공권을 찾는다. 그리고 검색 결과에서 표시되는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다시 티켓을 검색해 본다. 각 항공사의 할인 정책에 따라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추가적인 할인을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항공권을 찾던 8월말 기준 티웨이항공에서 10월 초에 코타키나발루 10만원(운임료 기준), 10월 말 호치민 10만원인 최저가 표를 찾았다.
최저가 티켓 검색 외에도 각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공동구매(땡처리) 티켓을 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홈페이지에서 '공동구매' 티켓을 검색하면 여행사가 사전에 확보한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3박 4일, 4박 5일 등 사전에 정해진 일정의 항공권만 구매 가능하다. 또, 최저가 티켓의 경우 기내식, 위탁수하물, 좌석 선택 등의 옵션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격과 편의성을 놓고 고민해 봐야 한다. 반면 장점으로는 최저가 티켓을 판매하는 시기가 해당 여행지의 '비수기'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항공권이 싸면 호텔 예약도 대부분 저렴하다.
서울-호치민 왕복 항공권의 가격은 단돈 10만원으로 유류 할증료와 공항 이용료를 포함해 20만원 초반대였다.
■어서와, 호치민은 처음이지?
베트남은 앞서 '다낭·호이안', '나짱·달랏'을 가족 여행으로 다녀왔었다. 호치민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베트남 여행 정보는 대부분 베트남 현지에 살고 있는 한국인 유튜버나 다른 여행 유튜버를 통해 수집했다. 개인적으로 '도시, 깔끔함, 쇼핑'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자연, 휴양, 액티비티' 등을 포함해 호치민 2박, 무이네 1박, 붕따우 1박 등 근교 도시도 함께 둘러보는 일정으로 짰다.
10월 24일 저녁 6시 비행기를 타고 호치민 공항에 9시 35분(현지 시간)쯤 도착했다. 호치민 공항의 동선은 이미 유튜브를 통해 사전에 학습했기 때문에 익숙했다. 공항을 나와 그랩 택시를 잡을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해 그랩으로 차량을 예약했다. 하지만 한동안 기다려도 내가 예약한 그랩 기사는 내 주위를 돌기만 할 뿐 지정한 장소로 오지 않았다. 그때 무전기에 그랩 스티커를 붙인 현지인 한 명이 다가와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다. 그는 기자의 스마트폰을 건네 받아 이미 예약한 그랩 운전자를 취소하고 자신이 다른 그랩 운전자를 잡아주겠다고 했다. 친근하게 여러가지 질문을 건네며 베트남 여행과 이런 저런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기다리니 한 운전자가 왔고 차에 탔다. 차에 타기전 요금은 앞서 그랩 앱에 찍힌 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주기로 약속한 상태였다. 하지만 운전자는 차에 타고 잠시 뒤에 톨게이트 비용을 따로 내야 하니 추가적인 금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머릿 속에 퍼뜩 '빗장빼기'라는 말이 떠올랐다. 보통 관광객을 상대로 추가적인 요금을 요구하며, 관광객이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 돈을 세면 운전자가 돈을 가로챈 뒤 맞는 금액을 가져가는 척하면서 밑에서 높은 금액권을 가져가는 방식이었다. 운전자 역시 지갑과 현금을 요구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지갑을 간수한 채 그랩앱에서 나온 금액 이상은 줄수 없다고 말하자 그는 태도를 돌변해 갑자기 내리라고 했다. 그는 공항 근처에다 나를 떨궈두고 가버렸다. 나는 다시 그랩을 보는 대신 베트남에서 가장 큰 택시 회사의 택시를 잡고 호텔로 이동했다.
메콩강 삼각지 투어 중에 들렸던 사찰의 거대 불상.
호치민 여행자 거리의 구운 새우 요리.
호치민 인근 해안 소도시인 붕따우의 한 거리.
■시끌벅적한 부이비엔 워킹스트리트
첫날과 이틀밤을 보낸 호텔은 호치민 시내 중심부, 부이비엔 워킹 스트리트 근처에 있는 '에덴 가든 호텔'이라는 곳이었다. 호텔은 잠만 자는 용도였기 때문에 저렴한 곳을 적당히 예약한 것이었는데 주변에 맛집이나, 다른 도시로 이동할 때 버스표를 사는 여행사 등도 밀집해 있어 결과적으로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호텔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기 위해 부이비엔 워킹스트리트 거리를 걸었다. 이곳은 태국 파타야의 워킹스트리와 비슷한 유흥 골목으로 유명한 곳이다. 10월 말 할로윈을 앞두고 술집 곳곳에서는 마녀, 해골, 호박 등 으스스한 모양의 다양한 장식물을 볼 수 있었다. 수많은 호객꾼들과 함께 술집 안에서는 춤을 추는 댄서들이 관광객들에게 강하게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다만 거리를 가득 채운 시끄러운 음악 소리는 고막을 때리고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컸기 때문에 일행과 조용히 대화를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부이비엔 워킹스트리트를 지나 유튜브를 통해 알아본 한 해산물 식당에 들어갔다. 킹타이거 새우 구이, 맛조개 무침, 똠얌 국물 국수 등으로 베트남 에서의 첫 끼를 해결했다. 저녁을 먹으며 여행 액티비티 앱인 '클룩'을 통해 메콩강 삼각지 투어를 예약했다. 우리돈 2만5000원 정도에 메콩강 유역의 다양한 관광지를 둘러 볼 수 있는 일일 투어 상품이었다.
단체 버스 픽업 시간이 다음날 오전 7시30분이라 첫 날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호치민 부이비엔 워킹스트리트의 입구. 오전의 모습과 저녁의 모습은 180도 다르다. /사진=이환주 기자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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