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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티 방식 리모델링 ‘안전성 강화’ 당혹... 조합장들 "수평증축 땐 인허가 간소화를"

서울시 사업지침 변경에 부담 커져
서리협, 가이드라인 마련 등 요구

필로티 방식 리모델링 ‘안전성 강화’ 당혹... 조합장들 "수평증축 땐 인허가 간소화를"
12일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 중식당에서 열린 서울시리모델링주택조합협의회(서리협) 기자간담회에서 서정태 서리협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용준 기자
서울시 리모델링 아파트 조합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안전성 검토 등 관련 사업 절차 개선을 주장했다. 서울시가 기존 필로티를 적용한 수평증축에 대해 수직증축과 동일한 '안전성 검토'를 적용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수평증축을 추진중인 단지들은 갑작스런 변화로 부담이 커져 반발하는 분위기이다.

12일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 중식당에서 서울시리모델링주택조합협의회(서리협)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리모델링 인허가 간소화 및 리모델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달라고 시에게 요구했다. 이날 리모델링 단지 조합장 7명이 참석했다. 서리협은 서울시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총 40여개 아파트 단지가 모인 단체다. 서리협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리모델링 서울시에서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는 131개 단지다.

이날 서리협은 서울시가 필로티를 적용한 수평증축을 수직증축으로 간주한 것에 대해 당혹스런 분위기였다. 서정태 서리협회장(자양우성1차 조합장)은 "필로티를 도입한 수평증축 방식으로 추진위부터 조합원 동의를 얻어 추진을 해왔다. 서울시가 수직증축으로 간주해 이행하라고 하니 사업지연과 비용 상승 등 리스크가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 9월 국토교통부는 1층 세대를 필로티로 하고 최상층 1개층을 추가하는 기존 수평증축 리모델링 방식을 법제처 유권해석에 따라 수직증축으로 판단했다. 국토부는 유권해석 시달 이후 설립된 리모델링 주택조합에 적용할 것을 요청했다. 다만, 기존 유권해석에 따라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 인가를 받고 추진하는 단지에 대해서는 지자체별로 안전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라고 알렸다.

하지만 서울시는 유권해석이 나온 후 필로티를 적용한 수평증축을 추진하는 모든 단지에 수직증축 안전성 검토를 이행하라고 방침을 내렸다. 반면 서리협은 이전부터 필로티 방식으로 시행한 단지에 대한 경과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간 지자체와 건설사, 전문가, 조합은 필로티 방식을 수직증축이 아닌 수평증축으로 보고 사업을 추진해왔다는 이유다.

서리협 관계자는 "필로티를 채택하는 이유는 엘리베이터 설치 용이, 커뮤니티시설 설치 및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며 "서울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 131곳 중 일부만 수직증축을 하고 대부분은 기존 1층을 필로티 구조로 하는 수평증축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촌한가람 차주환 조합장은 "필로티 방식 수평증축 설계를 진행하던 중인데 아예 길이 막혔다. 이촌한가람은 지반이 매립지로 돼 있어 수직증축 안전성 검토를 현실적으로 통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이나 이수·극동·우성2·우성3단지 조합장은 "건축심의 단계에서 기부채납 규모, 계획 등을 담은 서울시 리모델링 가이드라인이 없어 혼란스럽다. 서울시 지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유권해석에 대해선 경과규정을 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법령이나 지침이 개정되면 이전에 추진된 사업장을 구제하기 위해 경과규정을 두는데 이 경우에는 국토부에서 유권해석을 바로잡는 것이기 때문에 경과규정을 둘 수 없다"며 "시에서는 용적률이 높아 리모델링을 할 수밖에 없는 곳을 위해 재건축 사업도 가능한 구조로 용적률 체계를 정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