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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도 디젤차 안산다"..신규등록 14년만에 최저치

올해 수입차 신규등록 분석

"수입차도 디젤차 안산다"..신규등록 14년만에 최저치
신형 11세대 E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수입 승용 경유차 판매 추이>
(단위: 대)
구분 수입 승용 경유차 신규등록
2015년 167,925
2016년 132,279
2017년 109,929
2018년 106,881
2019년 74,235
2020년 76,041
2021년 39,048
2022년 33,091
2023년 1~11월 20,857
(자료: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파이낸셜뉴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경유차(디젤차)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신규등록 건수가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 승용차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수입차 업체들도 휘발유나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을 중심으로 차량 구성을 확대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팔린 경유차는 총 2만857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만43대)와 비교해 30.6% 급감한 수치이자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올해 국내 수입차 판매량이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전년 대비 3.9% 줄어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경유차의 경우 감소율이 두드러진다.

브랜드별로 보면 전통적으로 경유 모델 비중이 높았던 폭스바겐의 올해 1~11월 경유차 판매가 46.2% 줄었고, 메르세데스 벤츠도 43.5% 감소했다. 이 밖에 BMW가 작년 보다 3.7%, 아우디는 2.1% 줄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연 1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던 수입 경유차는 올해 들어선 2만대를 간신히 넘길 정도로 시장이 축소됐다. 전체 수입차 판매 가운데 경유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8.6%에 불과했다.

과거에는 국내에선 주로 트럭 등 화물차에만 경유엔진을 사용했지만, 독일차 업체들이 높은 연비와 출력 등을 앞세워 경유 승용차를 경쟁적으로 들여오기 시작하면서 승용 경유차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지난 2015년에는 전체 수입차 판매 가운데 경유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68.8%에 달했다. 새로 팔린 수입 승용차 10대 가운데 7대 가량이 경유차였던 셈이다.

하지만 2016년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한 이른바 '디젤 게이트' 사태 이후 수입차 시장에서 경유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기에 요소수 대란과 경유가격 변동성 확대, 정부의 환경규제 강화 등이 맞물려 경유차에 대한 퇴출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현대차는 올해 5세대 신형 싼타페를 내놓으면서 경유 모델을 없앴고, 제네시스도 GV80 경유 모델을 단종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경유차에 대한 환경규제가 매년 강화되고 있고, 국내 소비자들도 휘발유나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수입차 업체들도 차종 구성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