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CSOT·비오이 잇단 투자 재개
디엠에스 468억 장비 공급 계약
국내 협력사 추가 수주 기대감 쑥
내년 업황 개선 움직임 지속할듯
탑엔지니어링 LCD 액정분사장비. 탑엔지니어링 제공
중국 차이나스타(CSOT)가 액정표시장치(LCD) 장비 발주에 착수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기업들 사이에서 수혜 기대감이 높아진다. 중국 비오이(BOE) 역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 계획을 확정하면서 내년 이후 장비기업들의 중국발 수혜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차이나스타가 중국 광저우에 건설 중인 8.6세대 LCD 공장 'T9'에 들어갈 장비에 대한 발주에 나섰다. 8.6세대는 가로 2290㎜와 세로 2620㎜ 길이 유리 기판을 말한다. 이는 TV와 모니터 등 대형 디스플레이에 특화한 규격이다. 투자 규모는 수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나스타는 비오이에 이어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 2위 자리를 이어가는 업체다. 특히 LCD 부문에서는 26% 점유율로 전 세계 2위에 이름을 올려놨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분 10.38%를 보유한 관계사이기도 하다.
차이나스타가 LCD 투자에 나서면서 협력 관계에 있는 국내 장비기업들 사이에서 최근 공급 계약 소식이 이어진다. 우선 디엠에스가 차이나스타로부터 468억원 규모로 LCD 장비를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 대비 15%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장비 공급은 내년 7월까지 이뤄진다.
디엠에스는 △세정장비 △현상장비 △박리장비 △식각장비 등 디스플레이 공정에 들어가는 다양한 습식 장비를 차이나스타에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엠에스는 중국 웨이하이 지역에 공장을 운영하며 현지 디스플레이 업체들을 대상으로 근접 지원을 강화하는 중이다.
디엠에스에 이어 인베니아와 탑엔지니어링, 예스티, 에스엔유프리시젼 등이 차이나스타로부터 장비를 수주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인베니아는 LCD 기판 위에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는 건식 식각장비(드라이에처)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인베니아는 LCD 건식 식각장비에서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과 경쟁한다.
탑엔지니어링은 LCD 위에 액정을 정밀하게 분사하는 액정분사장비(디스펜서)와 함께 LCD 기판을 다이아몬드휠을 이용해 필요한 크기로 자르는 절단장비(글라스커팅시스템) 등을 주로 생산한다. 예스티는 LCD 기판을 경화하는 열처리장비, 에스엔유프리시젼은 LCD 기판 위를 정밀하게 검사하는 측정장비에 각각 주력한다.
아바코는 LCD 기판을 이송하고 분류하는 물류이송 장비에 강점이 있다. 아울러 비아트론과 HB테크놀로지, 힘스, 케이맥, 미래컴퍼니 등이 차이나스타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에 장비를 납품한 이력이 있다.
특히 차이나스타에 이어 비오이, 티안마(천마)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갑진년 새해 LCD와 OLED 등 디스플레이 투자를 재개할 전망이다. 실제로 비오이는 쓰촨성 청두 지역에 11조4000억원을 투입해 8.6세대 OLED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이는 현재 충남 아산사업장에 8.6세대 OLED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투자액 4조1000억원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비오이는 청두 OLED 공장의 구체적인 양산 시점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내년 중 한국을 비롯한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장비를 발주한 뒤 2015∼2016년 사이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 업체들이 디스플레이 투자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장비기업들 사이에서 내년 이후 공급 계약을 통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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