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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생산으로 신뢰·맛 만족… 호주 식문화에 K푸드 심어" [K-푸드 글로벌 신화 비법을 듣다]

(8) 'K-푸드 신영토 개척자' 차유진 CJ제일제당 오세아니아 법인장
울워스 전 지점에서 비비고 판매
만두넘어 떡볶이·김스낵·햇반 등 편의점 체인까지 진출 제품 선봬
2027년 사업 매출 3천억 목표로
만두는 현지 돼지고기·야채 사용... 풍부한 식감에 동일한 맛 유지
비건 맞춤형 제품도 인기만점
호주 소비자들 "최고" 호평일색

"현지생산으로 신뢰·맛 만족… 호주 식문화에 K푸드 심어" [K-푸드 글로벌 신화 비법을 듣다]
차유진 CJ제일제당 오세아니아 법인장 CJ제일제당 제공
"현지생산으로 신뢰·맛 만족… 호주 식문화에 K푸드 심어" [K-푸드 글로벌 신화 비법을 듣다]
호주의 한 울워스(Woolworths) 매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구매하고 있는 소비자의 모습 CJ제일제당 제공
호주는 신기한 나라다. 인구의 30% 이상이 해외에서 태어났을 정도로 이민 인구가 많은 다문화 국가다. 천혜의 자연 환경에 다양한 민족들이 엉키고 섞이면서 식문화 또한 매우 다양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호주에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콘텐츠의 확산으로 인한 한류 열풍에 한국의 건강한 식문화에도 호주 소비자들의 이목이 쏠린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이러한 기류 변화를 여느 기업보다 빠르게 캐치했다. 그리고 만반의 준비를 갖춰 올해 본격적으로 호주 현지 주류 식품시장에 진입하며 'K-푸드 신영토 확장'을 향한 깃발을 꽂았다. 지난 5월 호주 내에 1000여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최대 대형마트 '울워스(Woolworths)'의 전 매장에 비비고 만두가 판매되기 시작했고, 지난달 중순에는 호주 전역에 450여개 점포를 보유한 대형 편의점 체인 '이지마트(EzyMart)'에도 CJ제일제당의 떡볶이와 김스낵, 햇반 등 14종의 제품이 진열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만두와 함께 P-Rice, 김치 등 글로벌 전략제품(GSP)과 K-스트리트푸드를 앞세워 오는 2027년까지 호주를 포함한 오세아니아 법인 식품사업 매출을 연 3000억 원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전선에서 분투하고 있는 이들이 있는데 바로 CJ제일제당 오세아니아 법인이다. 13일 차유진 CJ제일제당 오세아니아 법인장은 "올 들어 울워스와 이지마트 등 매장에 CJ제일제당의 제품이 들어가고 있지만 법인은 2019년부터 진출해 이를 준비해 왔다"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호주 로컬 만두 브랜드들을 경쟁사로 놓고 이들을 예의 주시하며 호주 내에서 시장 점유율을 차차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호주 내에는 전통적인 중국 딤섬 레시피를 내세운 브랜드와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빠르게 론칭하는 브랜드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그간 호주 내에서 가장 큰 아시아계 이주민 집단인 중국계 호주인들의 취향을 사로잡기 위한 중국식, 일본식 만두 브랜드들이 이미 시장에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이들과 차별화된 한국식 '만두(Mandu)'를 선보임으로서 시장에 신선한 변화를 불러왔다.

차 법인장은 "지난 5월 멜버른에서 진행한 비비고 만두 시식 행사에서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들었던 호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호주 시장에는 다수의 만두 브랜드가 자리잡고 있지만 비비고 만두를 먹어보고 나면 모두들 입을 모아 최고라고 말한다"라고 자평했다.

그는 "특히 갈지 않고 썰어넣어 식감이 풍부한 만두소와, 조리방법에 구애받지 않고 동일하게 유지되는 맛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며 "에어프라이어와 같은 간편한 조리기구로 높은 맛품질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호주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CJ제일제당은 현재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퍼스, 애들레이드와 같은 주요 대도시를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있다. 이 도시들은 큰 인구 및 구매력과 함께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어 이곳에서 메인스트림 채널을 통해 제품이 안착하면 호주 시장 전체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멜버른에서 열린 K-페스티벌은 CJ제일제당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차 법인장은 "호주는 한국과 달리 시식 문화 행사가 낯선 나라이지만 K-페스티벌의 팝업스토어에서 현지 소비자들이 비비고 만두를 활용한 제품을 맛본 후에 제품에 대한 선호도와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에 따라 소비자 경험률을 높이기 위한 시식행사를 매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기존 한국에서 축적한 시식행사 노하우를 토대로 현지 인력들을 교육중"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다양한 자사의 제품을 호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지만 이 가운데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단연 '만두'다. 차 법인장은 "호주에 선보인 제품 중 현재 울워스에서 판매 중인 비비고 돼지고기 만두가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돼지고기 만두는 호주 현지에서 조달한 호주산 돼지고기와 각종 야채를 사용해 풍부한 맛과 속이 꽉 찬 한국식 만두의 식감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호주에서는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 트렌드가 보편화되어 있고,이 때문에 비건 인증을 받은 '비비고 야채 만두'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는 물론 육류 섭취에 주의를 기울이는 무슬림 및 인도계 소비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호주 사람들은 건강을 중시하는 만큼 영양이 풍부하고 신선한 현지 재료를 활용해 만든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도 현지 생산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K-푸드 저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차 법인장은 "현지 생산 제품이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도 소비자 신뢰를 쌓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호주는 해외로부터의 육류 제품 반입을 까다롭게 살피는 나라로 손꼽힌다.
여타 국가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도 특이한 생태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호주는 쇠고기와 소시지, 가공육, 가금류 고기 등을 위험 잠재 식품(risk food)으로 분류해 까다로운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차 본부장은 "법인장으로서 메인스트림 시장으로 비비고 제품군을 지속 확장해 K-푸드의 저변을 넓히고 더 나아가 K-푸드가 호주 식문화의 일부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