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

새내기주 첫날 따블·따따블에 기관, 공모 받은 물량 털었다

의무보유 미확약 증가

새내기주 첫날 따블·따따블에 기관, 공모 받은 물량 털었다
새내기주들이 상장 첫날 연일 '따블', '따따블'을 달성하면서 기관투자자들까지 주식 장기 보유 대신 '단타'를 선택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에 상장한 블루엠텍의 의무보유 미확약 비중은 99.93%에 육박한다. 기관투자자 대부분은 주식 장기 보유를 거부하고 상장 직후 물량을 털어냈다. 상장 후 이틀간 기관은 이 주식 776억원어치를 팔았다.

이 여파로 블루엠텍 주가는 이날 하한가를 맞았다. 전 거래일 대비 30.0% 떨어진 3만5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상장 첫날인 전날 168.4% 오름세로 마감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최근 기관이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에 대해 의무보유 약정을 걸지 않는 사례는 늘고 있다. 지난달 13일 상장한 동인기연의 경우 수요예측 참여기관 463곳 중 전원이 의무보유 '미확약'을 제시하면서 그 비중이 100%에 달했다.

같은 달 15일에 상장한 캡스톤파트너스 역시 실제 배정에서 의무보유 미확약 비중이 99.68%에 달했다. 확약 건 물량은 3개월(0.04%), 1개월(0.28%)에 그쳤다. 이외에도 에이텀(99.38%), 에코프로머티(97.4%), 에코아이(90.9%)가 의무보유 확약을 건 기관투자자 비중이 10%도 못 미쳤다.

의무보유 확약은 기관투자자가 공모주를 1개월이나 3개월 등 일정 기간 팔지 않기로 하는 약정이다. 확약 비중이 높을수록 상장 직후 매물 출회 우려가 줄어든다. 의무보유 확약을 하지 않을 경우 주가가 급등한 공모주를 곧바로 매도해 차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여파에 의무보유 확약 비중이 낮은 종목들 대부분은 상장 초기 주가가 급등한 뒤 뒤이어 급락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공모가 4000원에서 상장 초기 1만20원까지 올랐지만 54.09% 급락해 이날 4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에이텀도 공모가 1만8000원에서 3만400원까지 올랐지만 이날 1만8100원으로, 에코아이도 공모가 3만4700원에서 8만900원까지 오른 뒤 고점의 절반도 안되는 3만7950원까지 떨어졌다.

실제 기관은 이들 종목에 대해 매물을 대거 내놓으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캡스톤파트너스, 에이텀, 에코아이 주식에 대해 기관은 상장 이후 각각 91억원, 325억원, 59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들이 의무보유 확약을 걸지 않는 것은 해당 종목의 주가가 장기적으로 상승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상장 후 단기간 보유하면서 고수익을 낸 뒤 매도하려는 공모주 '단타' 수요가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