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

은행주 악재 행진 끝나간다..."2~4월에 더 오를 것"

은행주 악재 행진 끝나간다..."2~4월에 더 오를 것"
서울에서 시중은행 ATM기가 몰려있는 거리를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올해 큰 변동성을 보여준 은행주가 최근 급등세를 보인다. 미국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보였음에도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 이례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연말 배당 기준일이 달라지면서 내년 2~4월까지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는 지난 10월30일 593.61로 저점을 찍고 이달 15일 669.14로 12.72% 상승했다. KRX 은행 지수는 KB금융, 신한지주, 카카오뱅크, 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상장 은행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310.55에서 2563.56으로 10.95% 상승했다.

특히 지난 15일에는 KB금융이 전 거래일 대비 2.50%, 신한지주가 2.64%, 하나금융지주가 2.63% 올랐고, 우리금융지주(0.46%), 기업은행(0.25%), 카카오뱅크(0.93%), 제주은행(2.81%) 등 은행주 대다수가 오름세를 보였다.

은행주는 지난해까지 고공행진을 이어오다가, 올해 2월부터 급락과 큰 변동성을 보여 왔다. 코스피지수가 2600에 육박하던 올해 7월에는 KRX 은행지수가 570대로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은행주가 그동안 힘을 쓰지 못했던 것은 금리 인하 우려와 함께 각종 악재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금리 인하와 납부 이자 캐시백(환급) 등 상생금융 확대 방안이 대표적이다. 금융권에선 4대 은행을 포함한 은행권 부담액이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횡재세 형태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에 따른 은행권 부담액(1조9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상생금융과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우려, 시중금리 하락과 경기침체 가능성 등의 요인으로 횡보 양상을 지속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년에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 오히려 호재로 인식됐다고 분석한다. 보통 은행주는 금리 인하 부담이 생길 경우 이자 수익 감소 우려가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지만 금리 인하 신호가 대출 수요 증가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모건스탠리의 주가가 올해 10월 말에 저점을 찍고 이달 15일(현지시간) 31.31% 회복세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은행들의 주가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향후 주가 전망도 좋다.
내년 2~4월에 모멘텀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의 상생 금융 지원이 실적은 물론 주주 환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있지만 은행들은 배당 성향을 소폭 높여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만큼 배당 축소 가능성은 낮다”라고 지적하며 "내년 2월 자사주 매입 및 주주환원 정책 발표, 3월~4월 초에 연말 결산 배당 기준일 등 주주환원 모멘텀이 단기간에 집중되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 초 은행들이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의 실제 이행 여부가 확인될 경우 은행주의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며 "높은 자본 비율로 주주환원 여력이 있는 3대 금융지주를 추천한다"라고 조언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