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신도시 특별법 국회 문턱 넘어
지자체 1곳씩 선도지구 내년 선정
노후단지들 통합재건축 등 속도
대형사, 정비사업 물밑경쟁 치열
이른바 1기 신도시 특별법으로 불리는 '노후정비계획도시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은 후 '선도지구' 지정을 위한 단지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선도지구로 선정되면 1기 신도시에서 가장 먼저 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서다. 사업 수주를 위한 대형건설사들의 소통 강화 등 물밑 경쟁에도 시동이 걸렸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1기 신도시(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등 노후계획도시 재정비 특별법이 통과돼 내년에 각 지자체들은 '선도지구'를 지정할 계획이다.
선도지구는 1기 신도시 5개 지자체마다 각각 1곳 이상씩 선정해 재건축을 가장 먼저 추진한다. 예산과 행정지원도 받을 수 있다. 이어 국토교통부의 정비기본방침(마스터플랜)과 지자체의 정비기본계획 수립이 완료되면 정비 사업이 시작된다.
선도지구 지정을 위한 단지들의 행보는 빨라지고 있다. 고양 일산동구 강촌 1·2단지, 백마 1·2단지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내년 1월13일 입주민들과 상가소유주를 대상으로 통합재건축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4개 단지는 총 2906가구 규모다. 통합재건축은 여러 개 단지가 하나로 연합해 재건축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주민설명회에선 사전 컨설팅 착수 보고에 이어 통합재건축 정비 방향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참여해 최신 주거 트렌드를 소개한다. 단지는 지난 10월 1기 신도시 중 가장 먼저 예비안전진단(예안진)을 신청한 바 있다. 고양시의 일산신도시 재건축 사전컨설팅 용역 대상(대규모 블록 통합정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후곡마을 3·4·10·15단지(역세권 복합·고밀개발), 백송마을 5단지(기타 정비)도 사전컨설팅 용역 대상으로 선정되는 등 단지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성남 분당에서는 '까치 1·2단지, 하얀5단지'가 특별법이 통과된 다음날인 지난 9일 통합재건축 주민설명회를 여는 등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2개 단지는 총 2523가구 규모다. 설명회에는 건설사 중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의 한솔 1·2·3단지(청구·LG·한일)와 풍림·선경·효성, 시범단지(삼성한신·우성·한양·현대)도 선도지구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사업 수주를 위한 대형건설사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하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선도지구는 향후 1기 신도시 정비 사업의 전초전 격"이라며 "향후 1기 신도시 정비 수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민들과 소통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선도지구는 택지개발로 보면 첫마을에 해당하는 만큼 지역내 사업 수주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1기 신도시 정비는 초대형 사업인 만큼 사업성도 충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후속 작업도 본격화된다.
국토부는 연내 법 시행에 필요한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하기로 했다. 시행령에는 노후계획도시의 세부 기준과 공공기여 비율, 안전진단 완화·면제 기준 등이 담긴다. 내년 1월1일에는 국토부 도시정비기획준비단이 출범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기 신도시 지역별로 주민 컨설팅을 위한 상담센터를 열기로 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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