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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탐지견과 문화재 갉아먹는 해충 잡아냅니다"

박병배 한국특수탐지견센터 대표
흰개미 찾는 '봄이'와 원팀
목조문화재 피해보호 앞장
빈대문제도 해결법 고민

[fn이사람] "탐지견과 문화재 갉아먹는 해충 잡아냅니다"
"지구 온난화 문제로 해충들의 개체 수가 늘어나고 외래 해충들이 출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 영위하고 있는 귀중한 문화재를 흰개미들로 인해 온전하게 보존하지 못한다면 너무 미안할 거예요."

박병배 한국특수탐지견센터 대표(사진)의 말이다.

목조건축 문화재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나무를 갉아먹는 흰개미 피해에 취약하다. 그러나 흰개미는 탐지가 쉽지 않아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흰개미의 페로몬을 감지하는 '흰개미 탐지견'이다.

탐지견 사업은 2007년 문화재청과 삼성 에스원 탐지견센터가 협약을 맺으며 국내에서 처음 시행됐다. 그러나 활동하던 탐지견들이 은퇴하는 등 중단되고 이어지길 반복하다 2020년 명맥이 끊겼다.

박 대표는 2007년부터 2018년까지 흰개미 탐지견을 훈련하던 것을 인연 삼아 2021년 문화재형 사회적경제 기업인 '한국특수탐지견센터'를 설립했다. 이를 위해 박 대표는 소방청 구조견 훈련교관을 그만뒀다. 박 대표는 "흰개미 탐지견 사업이 우리나라 문화재에 쓰임받을 일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며 "명맥을 이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수탐지견 활동은 곤충의 미세한 냄새를 탐지해 내야 하고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만큼 훈련 난이도가 높아 탐지견과 훈련사의 팀워크가 중시된다. 반려견 및 특수목적견 훈련만 20년차인 박 대표는 탐지견과의 교감을 통한 적극성 및 자발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탐지견의 후각 사용 본능을 충분히 사용하게 하고 긍정적 훈련으로 탐지견들의 자발성이 우선시되는 훈련을 해왔다"며 "하나의 팀이 되어 매일 보물 찾기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매력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흰개미 탐지견은 센터 소속 '봄이'가 유일하다. 잉글리시 스프링어 스파니엘 종인 봄이는 웨스트 미들랜드 경찰견 훈련센터에서 선발해왔다.

봄이는 지난 3월까지 약 1년6개월간의 흰개미 탐지훈련을 모두 마쳤다. 집중력이 매우 높고 탐지력이 뛰어난 봄이는 올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외래종 흰개미 출현 당시에도 두각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훈련에 집중하고 탐지를 하기 시작하면 차분하고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며 "낯선 환경에 대한 수용성도 뛰어나 어느 장소에 있더라도 자기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아이"라고 소개했다.


특수탐지견 수요가 몰리는 만큼 박 대표는 새로운 탐지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는 사찰과 고택이 많은 문화재 특성을 고려, 실내를 전문으로 탐지하는 내부 탐지견 도담이(비글)를 훈련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빈대를 찾는 탐지견 양성도 고려 중이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