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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OLED 추격 막는다… LGD, 추가 자금수혈

글로벌 패널 후발 경쟁 늘자
5년만에 신디케이트론 추진
"부채 감수 먹거리 선제 투자"

中 OLED 추격 막는다… LGD, 추가 자금수혈
자금난을 겪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유상증자에 이어 신디케이트론 계약을 추진한다. 대규모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잇따라 수혈하는 모양새다. 투자 적기를 놓칠 경우 중국 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경쟁사에 시장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린 조치로 풀이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국내 투자 목적으로 국책은행 및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과 신디케이트론 차입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금리 등 대출 조건을 놓고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가 국내 투자를 위해 신디케이트론을 일으킨 건 5년 전인 2018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KDB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NH농협은행·중국공상은행 등 4개 은행과 8000억원을 빌리는 신디케이트론 계약을 맺었다. 지난 2012년에도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자 1조원 규모 신디케이트론 계약을 맺으며 자금난 진화에 나섰다.

신디케이트론은 2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공통의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차입 대상에 융자해 주는 중장기 대출이다. 장기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LG디스플레이가 신디케이트론 계약을 추진하는 건 불가피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4분기부터 6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누적 손실만 6조원에 육박한다. 오는 4·4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자금 사정이 단기에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채비율 상승 등 재무구조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미래 먹거리 투자에 쏟을 자금 마련이 더 시급하다는게 LG디스플레이의 판단이다. 최근 중국 1위 패널업체 BOE는 630억위안(약 11조원) 규모의 8.6세대 OLED 생산라인 건립을 결정하는 등 글로벌 투자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차입한 데 이어 LG전자가 참여하는 1조36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빈 곳간을 채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 속 신용등급이 강등되며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진 회사채 발행도 어려운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는 최근 LG디스플레이의 선순위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0로 하향 조정했다.


유상증자 청약 성공 및 신디케이트론 계약 성사 시 LG디스플레이의 자금줄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정보기술(IT)용 중소형 OLED, 차량용 OLED 등 수주형 사업구조 전환을 위해 자금을 대거 투입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신디케이트론 계약 추진은 좋은 조건에 자금을 미리 빌려 추가 투자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