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

땅값 반토막 나도 안 산다...가산 ‘W몰’ 9회 입찰에도 유찰

땅값 반토막 나도 안 산다...가산 ‘W몰’ 9회 입찰에도 유찰
금천구 가산동 'W몰 전경'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연장 불발로 공매로 나온 서울 금천구 가산동 아울렛 ‘W몰’이 최근 9회 입찰까지 부쳐졌지만 결국 유찰됐다. 감정가 대비 반값 수준까지 가격이 낮아졌지만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노른자 입지에서 반값 수준까지 입찰가가 하향 조정됐지만 새 주인을 찾지 못하는 물건은 늘고 있다. 가산동 ‘W몰’이 대표적이다. 한국자산신탁이 공매에 부친 이 물건의 경우 최초 감정가는 2602억원이다. 하지만 9회 입찰에서 1730억원까지 몸값을 낮춰도 유찰돼 수의계약으로 넘어가게 됐다. 한국자산신탁 관계자는 “입지여건이 좋아 문의전화가 많이 왔는데 응찰자가 나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W몰’은 한 시행사가 지식산업센터로 개발하기 위해 매입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브릿지론 만기 연장에 실패하면서 공매로 나오게 됐다.

스타로드이태원에스피씨(SPC)의 용산구 이태원동 초역세권 부지도 공매에 부쳐졌지만 응찰자가 없어 수 개월째 수의계약을 통해 새 주인을 물색하고 있다. 업무시설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500억원 규모의 PF 연장에 실패했다. 최초 감정가는 623억원이나 거듭된 유찰로 449억원으로 낮아진 상태다.

신탁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공매가 거의 없었는데 올해는 물건이 크게 늘어난 상태”라며 “아파트와 오피스텔만 일부 팔릴 뿐 사업장 부지의 경우 노른자 입지라도 다 유찰되는 분위기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 신탁사의 토지(대지) 공매물건의 경우 올해 들어 이날 현재 3426건이 입찰에 부쳐졌다. 이 중 낙찰된 건수는 46건으로 낙찰률이 1.3%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낙찰률이 4.0%였다.

가격이 폭락해야 그나마 주인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행사 한 임원은 “지금 공매로 나온 사업장의 경우 과거 땅값 급등기때 매수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반값 수준이 아니라 더 내려가야 그나마 시장에서 어느 정도 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