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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e스포츠 "하나의 중국 지지" 논란...한국·중국·대만 모두 격분

젠지e스포츠 "하나의 중국 지지" 논란...한국·중국·대만 모두 격분
2023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쉽 결승전이 열린 11월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한국선수단 T1 과 중국선수단 웨이보 게이밍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올해 국내 롤 프로 리그인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우승을 차지한 인기 e스포츠 프로게임단 '젠지e스포츠팀'이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사과문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은 지난 20일 젠지 공식 SNS에 올라온 한 사과문에서 시작됐다. 젠지e스포츠는 공식 SNS를 통해 한국어와 중국어로 구성된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중국 팬들에게 사과했다.

시디즈 타이완과 관련된 이벤트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대만을 국가로 표기한 것에 대해 중국 팬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다. 이에 젠지는 홍보 게시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과문에 사용된 표현이었다. 앞서 젠지는 공식 SNS에 '시디즈 타이완'과 관련된 홍보물을 올렸는데, 이 과정에서 대만을 국가로 칭한 게 문제가 됐다. 대만을 정식 국가가 아닌 중국의 부속 영토로 여기는 중국인들이 이에 대해 거세게 항의하자 젠지가 급하게 사과문을 올린 것이다.

하지만 한국어 사과문에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무결성을 존중하고 지지한다'는 문구가 문제가 됐다. 일각에서 "중국의 동북공정을 지지한다는 것이냐"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해당 표현은 중국에서 자주 쓰이는 '영토완정(領土完整)'이라는 단어를 직역하면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영토완정은 '나라를 완전히 정리하여 통일함'이라는 뜻을 지닌다. 주로 대만이 중국의 고유 영토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쓰이지만, 동북공정과 관련해 중국의 옛 영토에 대한 수복권을 주장하는 데 쓰이는 경우도 있다.

젠지e스포츠 "하나의 중국 지지" 논란...한국·중국·대만 모두 격분
사과문

젠지는 글로벌 프로게임단이지만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팬들의 반발이 더 거셌다.
일각에서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어쩔 수 없다는 옹호론도 나왔지만 중국이 고구려와 발해 등 영토와 역사는 물론 한복 등 우리나라의 전통문화까지 자신의 것이라고 우기는 상황에서 오해를 받을 수 있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사과한 것은 과도한 조치라는 비판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젠지는 두 번째 사과문을 공개했다. 해당 게시글에서 젠지는 "일부 단어 선택과 표현의 부적절함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라며 "특정 정치적 견해나 이념에 대해 명확한 중립성을 지켜나가고자 한다"라고 해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