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티브가 된 도고온천. 모두투어 제공
[파이낸셜뉴스] #. 경기도에 거주하는 A씨는 내년 일본 재방문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여행이 생각보다 더 좋았던 데다 내년 긴 연휴보다는 상대적으로 짧은 징검다리 휴일이 많기 때문이다. A씨는 올해가 가기 전 일본 여행에서 사용할 엔화를 환전할 계획이다.
올해 일본 방문객의 25%가 한국인일 정도로 여행 수요가 회복된 가운데, 내년에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항공업계는 '엔저 현상'과 공휴일 구조, 가까운 거리 등이 일본 여행 수요를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日 방문객 25%는 한국인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일본 방문객 4명 가운데 1명(약 618만명)은 한국인이다. 이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 한 해 방문객 558만명을 이미 뛰어 넘은 수치다. ‘노재팬’(일본 상품 불매) 직전인 2018년(약 753만명)과 비교하면 회복률은 82.1%다. 노재팬은 2019년 일본의 무역보복조치로 촉발된 시민들의 자발적 운동이다.
월별로 분석해도 크게 차이가 없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한국 공항의 국제선 여객운송 순위 상위 3곳은 모두 일본 여행지(간사이·도쿄 나리타·후쿠오카)였다. 1~4월까지도 상위 3곳 가운데 2곳의 도착지는 일본이었다.
올해 일본 여행 수요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엔저 현상 덕분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12월(22일까지) 평균 원·엔 환율은 100엔당 902.75원이다. 지난해 12월 959.12원과 비교하면 5.9% 낮다. 2019~2022년 원·엔 환율은 연평균 1069.76원, 1105.07원, 1041.45원, 983.44원이었다.
항공업계는 내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일본이 조만간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며 엔저 현상도 끝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일본은 최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했다. 따라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엔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3일 이상 연휴 5번..."장거리 여행 부담"
공휴일 구조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24년 공휴일은 주5일제 기준 총 119일로 3일 이상 연휴는 5번, 징검다리 휴무(휴일-휴일 사이 평일 포함)는 3번이다. 주 3일 이상 연휴가 신정(12월30, 31일 포함), 설날, 3·1절, 어린이날, 추석 등 5번 있지만, 5일 이상 긴 연휴가 없는 탓에 장거리 여행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따라서 거리가 가까운 일본 지역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현재 항공사들이 운항하는 한국~일본 노선 대부분은 비행시간이 2시간 내외다.
서울~부산 KTX 이동 시간이 2시간 40분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짧은 편이다.
마니아 층이 꾸준히 있다는 점도 희소식이다.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일본 여행을 여러 번 가는 사람들이 최근 부쩍 늘었다”며 “12월도 일본 항공권 예약률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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