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을 둘러싼 공개매수전을 마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과 조 회장의 형·누나와 손잡은 MBK파트너스가 각각 금융당국에 시세조종 의혹 조사를 요청하며 2라운드에 돌입했다.
한국앤컴퍼니는 26일 MBK파트너스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한 것과 관련, "주주분들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발표 이전에 벌어진 선행매매 의혹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에 정식으로 조사를 요청해 앞으로 유사한 혼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발표일 이전 열흘 정도 한국앤컴퍼니 주식 거래량과 주가가 과거에 비해 이상할 정도로 급등했으며, 많게는 100억원 정도 시세차익을 본 세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보유출에 의한 선행매매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MBK파트너스와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조현범 회장의 형) 측 누군가가 공개매수 계획 등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개인적 이득을 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조 회장은 공개매수 발표 전 수개월 동안 자사 주가가 40~50% 오른 점을 지적하면서 차익을 노린 선행매매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MBK파트너스도 조 회장의 백기사로 나선 부친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이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시세조종이 의심된다'며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했다.
MBK파트너스가 금감원에 제출한 조사요청서에는 조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주가를 공개매수가격 이상으로 고정하기 위해 종가보다 높은 단가로 주식을 매입했다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은 공개매수 시작 다음 날인 지난 6일 종가가 2만750원으로 떨어지자 7일 곧바로 150만주를 사들였다. 11월까지 한국앤컴퍼니 주식 거래량이 평균 10만주 내외였던 점을 감안하면 조 명예회장의 매수로 10배 이상 대규모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이후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MBK파트너스는 조 명예회장이 지난 12일 경영권 사수 의지를 밝힌 데 대해 "주가를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고정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면서 "시세조종 의도로 주식 매입을 개시한 것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되면 해당 지분은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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