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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실시간 매도가능 잔고 파악 어려워... 투자자 잔고관리 시스템이 현실적”

불법 공매도 방지 위한 전산화 토론회 개최
거래소 "실시간 매도가능잔고 파악 어려워"
박순혁 작가 "증권사, 대차거래 플랫폼 의무화해야"

거래소 “실시간 매도가능 잔고 파악 어려워... 투자자 잔고관리 시스템이 현실적”
27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토론회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불법 공매도 차단을 위해서는 투자자가 자체적으로 정교한 잔고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주문을 수탁받는 증권사가 해당 시스템의 구축 여부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송기명 한국거래소 주식시장부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토론회’에서 실시간 공매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소유주식, 차입주식, 기타 매도 가능한 권리로 구성된 매도가능잔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 공매도 방지의 필수 조건인데 제3자인 증권사, 거래소가 개별 투자자의 매도가능잔고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거래소의 설명이다.

송 부장은 “외국인 혹은 기관 투자자 당사자가 아니면 제 3자가 매도가능 잔고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1단계 전산화 방안으로 공매도 주문을 제출하는 투자자가 잔고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의무화하고, 증권사가 이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거래소와 금감원은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1단계 방안이 완료된 이후 공매도 불법 공매도를 차단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 구축이 가능한지 추가적으로 살펴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현재 외국계 투자자들, 국내 기관 들을 만나 협의를 하고 있고, 내년 6월까지는 해당 방안을 마련해 공론화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처벌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송 부장은 “증권사가 투자자들의 잔고관리 시스템 구축 확인 의무를 소홀히 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며 “증권사는 해당 시스템이 적절한지 적어도 1년에 한 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증권대차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면 불법 공매도 방지가 가능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순혁 작가는 "대차거래 플랫폼을 일원화해 각 증권사에 이를 의무화한다면 불법 공매도 차단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미 소수 증권사에서는 해당 플랫폼을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거래소는 “증권대차거래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차입 과정에서 투자자의 협상 등이 불필요할 수 있어 대차거래 수기거래를 최소화할 수 있고, 기록 유지가 편리해 사람의 개입 여지가 축소되는 것은 맞다”며 “그럼에도 결제 전 매도, 유상증자, 배당, 리콜 주식 매도 등 모든 매도가능 잔고를 관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불법 공매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차입 계약뿐 아니라 투자자의 모든 장내·외 거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야 하지만, 해당 플랫폼은 차입 계약에 한정됐다"며 "실시간 공매도 방지 시스템의 전산화가 가능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