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강한 타선 바탕으로 9연승 휘파람
나성범‧김도영 합류한 후반기 팀 타율 무려 0.292
타점‧득점‧OPS도 모조리 단독 선두
타선 전체가 쉬어갈 틈 없어
다만, 현재까지 뚜렷한 전력보강 요인 없어
부상자 돌아오면 내년에도 핵타선으로 승부
나성범의 투런홈런 장면 (사진 = KIA 타이거즈)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2023년 스토브리그에서 현재까지 가장 지지부진한 팀은 KIA 타이거즈다. 아직 김선빈과의 FA 계약도 마무리 짓지 못했고, 유일하게 용병 투수도 2명 모두 마무리 짓지 못했다. 물론, 조만간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팬들의 마음은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이런식으로 가다가는 내년에 또 다시 가을야구를 구경만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있다.
하지만 KIA도 믿는 구석이 있다. 바로 KIA가 보유한 '핵타선'이다. KIA는 올 시즌 1번 타순부터 6번타순까지 물샐틈없는 강한 타선을 구축했다. 거기에 만루의 사나이로 유명한 8번 김태군이나 9번 최원준도 결코 만만한 타자가 아니다. 내년 시즌 용병 투수가 미지수인 상황에서 KIA가 믿고가야할 것은 바로 이 타선이다.
(광주=연합뉴스)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최형우가 6회말에 솔로홈런을 때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2
KIA의 공식은 간단하다. 9번 최원준, 1번 박찬호, 2번 김도영이 루상이 나가서 무사부터 마구 상대를 흔들어댄다. 김종국 감독은 올 시즌 박찬호, 김도영이 나가면 무사에서도 도루를 많이 시도했다. LG전에서는 무려 8개의 도루를 성공할 정도로 뛰는 야구를 즐겼다.
다만, 뛸 수 있는 선수가 적은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런 상태에서 리그 최고의 타자로 발돋움한 나성범과 결승타의 사나이 최형우가 마무리를 하고 그로기가 된 투수를 소크라테스와 이우성이 폭격하는 형식이다.
전체적으로 타자들이 타율도 높고,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한 타자들이라서 내년 시즌에도 KIA 타격의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역할들을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이다.
KIA 박찬호 LG전 맹활약 (사진 = KIA 타이거즈)
김도영의 도루 (사진 = KIA 타이거즈)
여기에 중복 포지션 교통정리도 어느정도 마무리 되어가는 추세다. 이우성의 1루 전환이 시도되고 있다. 만약 성공하면 좌익수 소크라테스, 중견수 최원준, 우익수 나성범의 진용이 갖춰지게 될지도 모른다.
이우성만 1루수에 어느정도 적응해주면, 수비와 타선이 더 강해진다.
KIA는 올 시즌 타율도 득점도 모두 LG 트윈스에 근소하게 뒤져서 2위였지만 김도영과 나성범이 본격적으로 가세한 후반기에는 달랐다.
엄청난 위용을 선보였다. 1위 KIA의 팀타율은 무려 0.292에 달한다. 2위 삼성의 0.277에 비해서 차이가 많이 난다. 득점도 385점으로 LG의 330점에 앞선다. 도루도 62개 성공 20개 실패로 두산의 69개 성공 20개 실패에 이어서 성공율 2위를 기록했다. 20승의 페디에게도 7점을 빼낼 정도였다.
타점, 출루율, 장타율, OPS까지 모조리 KIA가 1위였다. KIA는 타선의 힘으로 9연승을 내달렸고 한때 3위를 넘보기도 했다.
하지만 박찬호가 삼성전에서 다친 이후부터 나성범과 최형우, 최원준의 부상이 이어지며 6위로 낙마했다.
KIA 이우성 마무리캠프 (사진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 (사진 = KIA 타이거즈)
내년시즌에도 부상의 악령은 계속 된다. 일단 김도영이 APBC에서 다친 손가락 수술로 언제 나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캠프에는 합류하지만, 정상적인 훈련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쇄골 분쇄골절로 재활중인 최형우도 언제 나올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다. 나성범과 박찬호는 정상적으로 캠프에 나설 수 있다. '건강만 하면' 이라는 전제는 매우 어렵다. KIA도 이런 상황을 알기에 박민, 정해원, 변우혁 등 여러 자원들을 캠프에서부터 준비시키고 있다.
KIA 타이거즈 변우혁 (사진 = KIA 타이거즈)
KIA 3루수 신예 정해원 (사진 = KIA 타이거즈)
올해같은 갑작스러운 부상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백업 멤버들을 훈련시키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마무리 캠프에서도 김종국 감독이 가장 많이 강조한 것이 뎁스 강화였다. 올해와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외부 영입이 없다면 내부에서 강해지는 수 밖에 없다.
과연, 갑진년에도 KIA의 타선은 그 위용을 그대로 이어갈 것인가.
KIA가 챔피언스필드에서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래야만한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중에서도 필수다.
KIA가 다른 팀에 비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이기 때문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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