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국내판매 10만대 넘어
EV모델 앞세워 가성비 더 강화
국내 경차 판매량이 2년 연속 연 10만대 고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국내에선 중대형 자동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경차 판매는 계속 감소세를 보였지만 고금리와 경기침체 영향이 지속되고, 상품성을 높인 경차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12월 31일 관련 업계와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1~11월 국내 시장에 팔린 경차 규모는 총 11만4917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7.8% 감소했지만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연 10만대 고지를 달성했다.
경차는 지난 2012년만 해도 국내시장 규모가 20만2844대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었다. 하지만 중대형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고급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지난 10년간 경차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2019년 11만대, 2020년과 2021년엔 9만대 수준까지 추락했다. 그러다 2022년 다시 13만대를 웃돌며 10만대 벽을 넘어섰고, 2023년에도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갔다. 업계에선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가격과 유지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차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차종별로 보면 경차지만 공간 활용도를 높인 차종들이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기아 레이는 2023년 1~11월 국내 시장에서 4만6676대의 판매고를 올려 경차 가운데 최다 판매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해선 15.9% 급증한 수치다. 이어 현대차 캐스퍼(4만1430대), 기아 모닝(2만4071대)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캐스퍼와 모닝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6.9%, 11.6% 줄었다.
나홀로 성장을 이어간 레이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레저용도나 배달 등 짐차로도 각광 받고 있다는 점이 판매 증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다마스와 같은 경상용차가 단종 되면서 이 빈자리를 경차가 일부 메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차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가성비'를 앞세운 전기차가 속속 출시되고 있어서다.
레이 EV의 경우 2023년 10월과 11월 각각 1300대, 1387대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내년에는 캐스퍼 일렉트릭이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다. 레이 EV는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대로 구매할 수 있는데 캐스퍼 일렉트릭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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