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목동 경매 2건 모두 단 한명
'매매가격 하락세' 지배적 관측에
선호입지도 유찰 안되면 관심 밖
재건축 단지조차 투자자 안 몰려
업계선 "옥석 가리기 심화" 진단
경매시장에 한파가 거세지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투자자들이 몰렸던 강남3구 등 실거주 의무없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아파트 물건마저 인기가 급격하게 식고 있어서다. 실제 나홀로 응찰로 낙찰되는 사례가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 역시 80%대에 머무는 등 경매시장이 빙하기를 맞고 있다.
4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아파트 물건 2곳은 각각 응찰자가 1명에 그쳤다. 지난달 11일 토지거래허가구역인 서울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4㎡(11층)는 20억4699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는 19억6000만원으로 낙찰가율은 104.4%다. 유찰은 없었지만 응찰자는 단 1명에 불과했다.
지난달 20일 토지거래허가구역인 서울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1단지(6층) 전용 47㎡은 11억461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는 11억4000만원으로 낙찰가율은 100.54%다. 유찰 없이 응찰자는 1명만 붙었다. 지난해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신속통합기획이 불거진 재건축 단지도 투자자가 몰리지 않은 셈이다. 반면 지난해 10월 목동1단지 전용 154㎡는 26억8833만원, 낙찰가율 93.6%에 새 주인을 찾았다. 당시 1회 유찰 물건에 6명 응찰자가 몰렸다.
경매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의 부동산물건을 낙찰받은 후 매매시 실거주 의무, 자금조달계획서 등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다. 일반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허가 대상면적을 초과하는 주택매매를 할 경우 2년간 실거주용으로만 이용이 가능해 같은기간 매매나 임대가 금지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선호 아파트를 경매로 낙찰받아 갭투자를 하려는 투자수요가 꾸준히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낙찰 사례처럼 단독응찰은 이례적이다. 경매업계는 기존 투자 수요가 높은 아파트 마저 옥석가리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매업계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선호 입지라도 유찰이 되지 않은 물건은 관심밖이다. 당분간 매매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예전 같으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경매 물건이 나오면 1회차에도 응찰자가 많이 몰렸다. 낙찰가율이 100%를 넘기 때문이다"며 "하지만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관망세가 짙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지지옥션 집계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29.8%, 낙찰가율은 80.1%다. 낙찰가율은 전월(80.7%)에 이어 두 달째 내리막길이다.
지난해 4월 76.5%에서 10월 86.7%까지 이어졌던 회복세가 꺽인 모양새다. 낙찰가율은 2022년 6월(110%)을 마지막으로 100%를 밑돌고 있다. 황규석 비전법률 경매 대표는 "잠실, 목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지만 강남에 비해선 수요가 떨어진다"며 "경매도 강남을 중심으로 옥석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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