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이라크 상대 플랜B 실험
이재성, 전반 40분 결승골
14슈팅 고작 1골... 밀집수비 대응력 아쉬워
7경기 연속 클린시트는 칭찬
이강인의 감정조절, 거친 중동팀 상대 확실한 예방 주사
17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 전반 대한민국 이강인이 골 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3.10.1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클린스만호가 예방주사를 제대로 맞았다. 적어도 중동 팀과 연습경기를 한 의미는 충분히 찾을 수 있었다. 중동팀들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고자 하는 것이 해당 경기의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잘되는 것 보다 안되는 것을 점검하고자 하는 것이 크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한국시간 1월 6일 카타르 아부다비의 뉴욕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이재성(마인츠)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이겼다.
[서울=뉴시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피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 대 싱가포르 경기, 후반 손흥민이 팀의 세번째 골을 넣고 활짝 웃고 있다.
이날 승리로 클린스만호는 A매치 6연승 행진과 함께 7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이어가며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경기를 앞두고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반에는 1.5군을, 후반에는 1군 멤버를 투입해 전력을 점검했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조규성(미트윌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핵심 유럽파'를 벤치에 앉혀두고 오현규(셀틱), 홍현성(헨트),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젊은피 해외파'를 선발로 내세웠다.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이나 경고누적 등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비하려는 클린스만 감독의 플랜B '전술 실험'이었다. 대표팀에서 별로 발을 맞춰보지 않은 선발 명단을 택한 덕분에 경기 초반 대표팀의 공격 작업은 매끄럽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전반적으로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 40분 이재성의 중거리포로 득점까지 따내며 성공적으로 플랜B 전술 실험을 마칠 수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재성이 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전반 40분 선제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벤치에서 대기하던 정예 멤버를 대거 투입하며 이번 아시안컵에서 가동한 베스트 11을 출전시켰다.
손흥민과 조규성이 사실상 투톱 스트라이커를 이루고, 좌우 날개에 황희찬과 이강인이 포진했다. 한국이 자랑하는 가장 강력한 포진이다. 조규성의 제공력과 사실상 프리롤인 손흥민이 중앙에서 득점을 노리고, 황희찬과 이강인이 측면 돌파 및 크로스로 이라크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해당 공격라인은 이번 대회 고정이다. 강한 피지컬로 상대를 뚫어내는 황희찬과 화려한 개인기와 드리블을 주무기로 하는 이강인의 좌우 공격이 빛을 발했다.
[서울=뉴시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3일(현지시간) 뉴욕대학교 아부다비 스타디움에서 선수들에게 훈련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손흥민이 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다만, 많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추가 골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은 '옥에 티'다. 한국은 이날 총 14차례 슈팅을 시도해 1골밖에 만들지 못했다.
여기에 후반 막판 이강인이 상대 선수의 도발에 옐로카드를 받으면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장면도 본선에서는 치명적이 될 수 있는 일이었다.
본선에서도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중동팀들이 한국을 상대로 신경을 건드리는 플레이를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이강인, 이라크전 퇴장 장면.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평가전 7경기 무실점과 로테이션에서의 경기감각 점검은 의미를 찾을 수 있었던 부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팀들이 선수비 역습 전략을 선택할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상대 밀집수비를 뚫어내는 능력에 대한 의구심, 그리고 중동 팀들의 거친 플레이에 대응한 부적절한 상황 대처는 곱씹어봐야할 대목이었다.
본선에서의 퇴장은 곧바로 탈락과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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